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전교조 진상조사 중단 '커지는 의혹'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전교조 진상조사 중단 '커지는 의혹'

입력
2009.02.11 02:05
0 0

전국민주노조총연맹(민노총) 간부의 성폭력 파문과 관련, 피해자 A씨가 소속된 전국교직원노조가 진상조사 활동을 중단키로 했다. 전교조는 "피해자의 입장을 최대한 배려한 조치"라는 설명이지만 이미 전교조 간부들의 사건 축소ㆍ은폐 의혹이 불거진 상황에서 갑작스러운 활동 중단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엄민용 전교조 대변인은 10일 "진상조사위가 9일 피해자 측과 협의한 결과, 피해자인 조합원이 전교조의 조사를 원하지 않는다고 알려와 활동을 종료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피해자 측은 A씨가 민노총의 조사를 이미 받은 터라 조사위 활동 과정에서 2차 피해가 우려되고 이번 사건이 전교조 내부의 논란으로 확산될 것을 염려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허위진술 강요, 성폭력 은폐 압력 등 전교조 지도부의 2차 가해 여부에 대한 진실은 묻힐 가능성이 커졌다. 피해자 측이 9일 검찰에 고소장을 제출했지만 피고소인은 K씨 등 직접적인 가해자로 한정한다고 명시했고, 민노총 차원의 재조사도 언론 유포 과정 등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제대로 된 진상 규명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전교조는 표면적으로 '조합원 보호'를 조사 중단의 이유로 내세웠지만 이석행 민노총 위원장의 도피 및 성폭행 은폐 의혹에 전교조가 관련돼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 상태에서 기본적인 사실관계조차 덮고 가는 것은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다.

피해자 측은 이 위원장의 은신처를 주선한 조합원 S씨가 이 위원장 검거 후 경찰에'자신의 부탁이 아니었다'는 취지의 거짓 진술을 하도록 A씨에게 강요했다고 밝혔다. 또 성폭력 사건이 불거진 이후 '외부에 과장되게 알리지 말라'는 전교조 간부들의 압력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사건에 깊숙이 개입한 정황이 폭로됐음에도 전교조는 최근까지 침묵으로 일관해 의구심을 낳았다. 지도부의 부적절한 대응에 대한 비난 여론과 조합원들의 책임론이 거세지자 7일에야 자체 조사를 결정하고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렸지만 피해자의 조사 거부를 이유로 이틀 만에 돌연 활동 중단을 선언한 것이다.

이 때문에 전교조의 도덕성에 치명타를 가할 정말 말 못할 속사정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결자해지 차원에서 사건의 전말을 공개하고 책임 소재를 명확히 가려도 부족할 판에 내ㆍ외부의 비난을 무릅쓰면서까지 진상 규명에 지나치게 소극적인 탓이다.

더구나 지금은 압력을 행사한 간부들의 실명은 물론 사건 관련자들과의 친분 관계까지 구체적으로 거론되고 있어 어느 때보다 적극적인 해명이 필요한 시점이다.

한 조합원은 "유사한 성폭력 사건에는 서릿발 같은 태도를 보이던 전교조가 조직의 안위가 염려되니까 이중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며 "책임 여부를 떠나 사건을 적당히 덮고 가려는 지도부의 행태가 더 큰 문제"라고 말했다.

김이삭 기자 hiro@hk.co.kr

■ 檢, 성폭력 전담 형사7부에 사건 배당

서울중앙지검은 10일 한국민주노조총연맹(민노총)의 성폭력 파문과 관련해 피해 여성이 민노총 간부를 고소한 사건을 형사7부(부장 김청현)에 배당했다.

검찰은 이 사건을 고소장을 제출받은 중앙지검에서 그대로 수사할지, 경찰에 사건을 넘기고 지휘할지, 아니면 피고소인의 주소지나 범죄행위가 발생한 장소 등에 따른 관할 검찰청으로 이첩할지 여부를 이번 주 중 결정할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검찰의 모든 행위는 주임검사 이름으로 행해지기 때문에 사건을 이첩하더라도 먼저 배당이 이뤄져야 한다"며 "이에 따라 성폭력 사건 전담부인 형사7부에 일단 배당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피해 여성의 대리인인 인권실천시민연대는 9일 민노총의 해당 간부 K씨에 대한 고소장을 서울중앙지검에 제출했다.

김정우기자 wookim@hk.co.kr

아침 지하철 훈남~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