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벌이가 목적이 아니에요. 더 많이 연주하고 싶어 교향악단을 창단한 거지. 우리처럼 나이 많은 사람들이 연주할 곳이 없어서 직접 만든 거에요."
3월5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창단 연주회를 갖는 한국교향악단의 악장 백운창(76)씨는 첫 무대를 앞두고 의욕에 넘쳐 있다. 한국교향악단은 백씨처럼 KBS교향악단이나 서울시립교향악단 등에 몸담았던 '원로급' 연주자들이 주축이 돼 만들었다. 바이올린 수석 김홍열(73), 콘트라베이스 수석 신광윤(66), 첼로 수석 박병훈(62)씨 등이 60대 이상의 원로급에 해당한다.
이렇게 60,70대가 중심이 돼 30~50대 연주자들의 동참을 이끌어냈고 현재 모두 50여명이 한국교향악단에 함께 하기로 뜻을 모았다. 단원들의 나이 차이에 대해 백씨는"젊은 연주자와 함께 해야 교향악단이 건강하게 유지될 수 있다"고 답했다. KBS교향악단, 서울시립교향악단 등을 거쳐 숙명여대 교수를 지낸 백씨는 "이 나이에 웬 교향악단이냐고들 하지만 연주를 하면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다"며 "매일 연습하고 있어 젊은 단원들과 훌륭한 연주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백씨와 수석 단원들이 창단을 논의한 것은 2007년부터다. 발기인 모임을 가진 뒤 7,8회 연주회도 가졌다. 함께 뜻을 모은 지휘자 이종일 씨는 "젊은 단원들을 '포섭'하느라 고생 좀 했다"면서 "연주료를 넉넉히 줄 수 없으니 뜻에 공감하는 이들을 만나야 했고 사무실 내는 데에도 시간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나이를 밝히고 싶지 않다는 이씨는 교향악단 운영에 대해 "불러주는 곳이 있다면 고마울 것"이라며 "최소한의 경비마련은 필요하겠지만 나이 든 연주자들에게도 무대를 제공할 수 있고 후배 연주자에게 하나라도 가르칠 수 있다면 그걸로 족하다"고 말했다. 백씨는 "지금까지 우리 원로급들의 쌈짓돈으로 운영해 왔는데 앞으로도 계속 운영만 돼도 좋겠다"며 웃었다. 이들은 "우리의 의지가 단단하니까 앞으로 잘 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한국교향악단은 창단 연주회를 시작으로 매년 정기 연주회를 열 계획이다. 내달 창단 연주회에서는 바이올리니스트 이지화, 테너 박현재, 소프라노 박미혜 등이 협연하고 지휘는 일본 센다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상임 지휘자를 지낸 모미야마 가스야키가 맡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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