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2월 발생한 '국보 1호' 숭례문(남대문) 화재 1년(10일)을 앞두고 목조문화재에 대한 경비가 대폭 강화된다.
서울시는 8일 문화재 안전관리 예산을 대폭 증액해 문화재 전문 경비인력을 신규 채용하고 폐쇄회로(CC)TV 등 방범ㆍ방재시설을 확충하는 내용의 '숭례문 문화재 종합 안전관리 대책'을 발표했다.
이번 대책으로 시는 기존 소극적인 문화재 관리방향에서 역사문화 자원의 보호와 관리를 위한 적극적 방재로 전환할 수 있게 됐다는 평가다.
시는 지난해 문화재 안전관리예산을 1억800만원으로 편성했다가 41억5,200만원으로 재편성한 뒤 올해에는 이보다 더 늘어난 61억5,600만원으로 증액했다.
증액된 예산으로 시는 숭례문 화재의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됐던 '경비인력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올해 문화재 전담 경비인력 14명을 신규 채용한다.
시는 앞서 지난해 숭례문 화재 발생 이후 흥인지문, 문묘 등 22개소에 86명의 경비인력을 배치해 24시간 상시 감시체제를 가동하고 있다. 이들 문화재 경비인력은 안전, 소방 교육을 이수해 긴급 화재나 사고 발생 시 1차 방재에 나서게 된다.
시는 이와 함께 22개소의 중요 문화재 중 경비초소가 없었던 흥인지문, 환구단, 총무당 등 8개소에 초소를 신설키로 했다. 또 전자순찰기를 도입, 경비인력들이 제대로 순찰이 도는 지를 상시 확인할 방침이다.
숭례문 화재처럼 외부인의 침입으로 인한 화재에 대비하기 위한 각종 방범ㆍ방재시설도 확충된다. 시는 올해 종친부, 황학정, 윤보선 가옥 등 문화재 56개소에 CCTV, 적외선 감지기, 자동경보 소화기를 추가 설치할 계획이다.
시는 이미 97개소에도 이 같은 방재시스템을 설치했다. 보신각의 경우 경광등, 싸이렌, CCTV, 적외선 감지기, 전파감지 센서 등이 설치됐고 남산골 한옥마을에도 취약지에 적외선 감지기 및 CCTV가 마련됐다.
또 경희궁 자정전 동편 펜스 90㎝를 알루미늄 펜스 135㎝로 교체했으며 경희궁 후면에는 CCTV와 적외선 감지기 및 조명시설을 추가했다.
화재에 취약한 목조문화재에 코팅막을 입혀 화재의 빠른 확산을 지연시키는 '방염제 도포사업'도 사직단 정문, 흥인지문, 대원각사비 등 58개소로 대폭 확대 시행키로 했다.
시는 이와 함께 유사시에 즉각 대응할 수 있도록 흥인지문 등 문화재 11개소의 재난대비용 설계도면을 제작해 관리단체와 자치구, 소방서에 비치한 데 이어 올해 50곳의 설계도면을 추가로 제작할 계획이다.
시 권혁소 문화국장은 "문화재는 지속적인 안전관리가 필요한 사업"이라며 "숭례문의 참담한 안타까움이 반복되지 않도록 유관기관 등과 협의해 문화재 보호와 재해예방에 적극 나서겠다"고 말했다.
시는 소방법 상 문화재의 소방시설 설치의무 대상 확대와 문화재보호법상 문화재 개방원칙을 보완하는 등 문화재 방재와 관련한 불합리한 법령정비 및 제도개선을 정부에 건의할 계획이다.
김종한 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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