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인은 룰을 지키고, 페어플레이 정신을 지켜야 한다."
결국 그의 선택은 '명예로운 은퇴'였다. 이연택 대한체육회장 겸 대한올림픽위원회(KOC)위원장이 차기 회장 선거 불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이연택 대한체육회장은 4일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제25차 결산 이사회를 마친 뒤 "이제는 체육 선진화를 위한 밑그림이 완성됐다고 본다. 명예롭게 회장직을 마무리하게 되서 기쁘다"면서 "체육인은 룰과 언약, 약속을 중시해야 한다. 나도 체육인으로서 본연의 정신을 지키는 게 당연하다"면서 연임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지난해 5월 김정길 전 회장의 사퇴로 인한 보궐 선거에 출마하면서 "한국 체육의 선진화 토대를 마련한 뒤 4년 임기의 차기 회장에게 체육회를 넘기고 떠나겠다"던 당초 공약을 그대로 지킨 셈이다. 이에 따라 체육회는 오는 19일 오전 11시 워커힐호텔에서 정기 대의원총회를 열고 한국체육의 새로운 수장을 선출한다.
한때 취임 당시의 공약을 어기고 재출마를 선언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돌았지만 그의 결심은 흔들림이 없었다. 불출마 선언 뒤에도 일부 대의원들의 만류와 재출마 요청 등이 이어졌지만 그는 "전혀 재론의 여지는 없다"고 못을 박았다. 그는 "한국 체육의 선진화를 위한 큰 그림을 그렸고 정부와 원만한 관계가 형성됐기 때문에 앞으로 누가 오더라도 잘 해낼 수 있을 것이다. 한 사람이 다 끝까지 할 수는 없다. 차기 회장의 역할도 있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1986년 서울아시안게임과 88년 서울올림픽 유치의 산파역을 맡았고, 2002년 한ㆍ일월드컵 4강과 지난해 베이징올림픽에서 역대 최다인 금메달 13개와 함께 종합 7위를 일궈내는 등 30년간 체육발전에 기여해왔다. 지난해 체육회는 체육단체 구조조정을 추진했던 정부와 마찰을 빚기도 했으나 결국 뜻을 관철시켰다. 최근 유인촌 문화부 장관은 "분리-통합은 체육인들 뜻에 따르고, 체육회장 선거에도 관여하지 않겠다"고 체육회의 손을 들어줬다.
대한체육회는 5일 회장선거 일정을 공고하고 본격적인 선거전에 들어간다. 현재 차기 회장 후보로는 박상하(64) 국제정구연맹 회장과 장주호(72) 전 KOC 부위원장, 장경우(67) 대한수영연맹 명예회장, 유준상(66) 대한인라인롤러연맹 회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후보등록은 14일까지이며 대의원총회에서 과반수 출석에 과반수 득표로 차기 회장을 선출하게 된다.
오미현 기자 mhoh2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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