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 속도가 가팔라지면서 카드 연체율이 5년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급증하던 카드 결제 금액은 올해 들어 제자리 걸음을 보이고 있다. 당장 호주머니에 현금이 없어도 사용할 수 있는 카드결제마저 주춤하는 것은 그만큼 소비심리가 악화됐다는 의미다.
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신한과 삼성, 현대, 비씨, 롯데 등 5개 전업카드사의 작년 말 연체율은 3.43%로 작년 9월 말에 비해 0.15%포인트 상승했다. 분기 말 기준으로 전업카드사의 연체율이 높아진 것은 2003년 카드사태 이후 5년 만에 처음. 글로벌 금융위기가 불어닥친 작년에도 3월 말 3.52%, 6월 말 3.43%, 9월 말 3.28%로 하락세를 이어가던 카드 연체율은 경기침체가 본격화된 작년 4분기에 상승 반전했다.
물론 미국 등 선진국에 비하면 아직 낮은 수준이나, 경기가 급격히 침체되는 상황에서 연체율이 상승 반전함에 따라 가계부실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금감원은 작년 4분기부터 카드결제와 대출이 주춤하면서 자산규모 증가세는 둔화된 반면 경기악화 영향으로 연체금액은 늘어 카드 연체율이 전반적으로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작년 1~9월 카드결제액은 222조7,780억원으로 전년 대비 20.66% 급증했지만 10~12월에는 78조1,280억원으로 11.29% 늘어나는데 그쳤다.
카드사 대출규모도 작년 4분기부터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삼성카드의 현금서비스와 카드론, 일반대출 잔액은 지난해 9월 말 4조6,000억원에서 작년 말 4조3,000억원으로 3,000억원 줄었다. 현금서비스는 1조5,000억원으로 1,000억원 늘어난 반면 카드론과 일반대출은 1조7,000억원, 1조1,000억원으로 각각 2,000억원 줄었다. 신한카드의 카드론 잔액도 작년 말 7,790억원으로 3개월새 2,930억원이나 줄었다.
금감원 관계자는 "올해도 실물경기 침체의 여파로 가계소비가 위축되고 있다"며 "올해 상반기 연체금액이 늘어나면서 카드 연체율이 급등할 가능성이 있어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준모 기자 moonj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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