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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꽃보다 남자' "대리만족·속물근성 일지라도 꽂히는걸 어떡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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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꽃보다 남자' "대리만족·속물근성 일지라도 꽂히는걸 어떡해"

입력
2009.02.06 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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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2 월화 드라마 '꽃보다 남자' 바람이 심상치 않다. 10대를 겨냥해 만든 이 드라마는 20대, 30대 여성을 넘어 40대까지 '꽃남' 열풍을 일으키며 폐인을 양산하고 있다.

일부 여성 시청자들은 케이블TV 재방송과 다운로드를 통해 '보고 또 보고'를 실천 중이며, 귀가 시간을 '꽃남' 방영 시간에 맞추기도 한다. "새로운 유형의 판타지"라는 호평과 "럭셔리 막장 드라마"라는 혹평을 동시에 받고 있는 '꽃남'의 인기 비결을 주인공 구준표(이민호)의 입을 빌어 알아봤다.

나, 구준표야. 자세한 소개는 필요 없겠지? 지금 대한민국에서 나 모르는 사람 있어? 뭐 당연한 일이긴 하지만 드라마 '꽃보다 남자'가 요즘 인기 좀 있다고 하네. 3일 최고 시청률 26.7%(AGB닐슨미디어리서치 조사)가 나와 한류 스타 나부랭이가 까부는 '에덴의 동쪽'을 앞질렀다는군.

세계 30대 기업을 넘보는, 한국 최고 기업 신화그룹의 후계자인 이 몸이 나오셨으니 족보도 변변찮은 태성그룹 이야기가 어디 견뎌내겠어.

사실 이 정도 시청률도 마음에 안 들어. 잘 생겼지, 똑똑하지, 키 크지, 돈 많지, 어떻게 구준표를 싫어할 수가 있겠어? 시청률 50%를 위해 돈을 좀 쓰든지 해야겠어. 우리 재력 알지? 두바이의 한국 지도 모양 섬도 우리 F4가 열 받아서 사버렸잖아. 아랍 것들이 독도를 빼먹어서 말이야.

그런데 사실, 니들 서민들이 F4를 좋아하는 것은 심히 당혹스러워. 10대뿐 아니라 40대 아줌마들까지 내 모습에 환호하며 대한민국 1% 중에서도 1%인 우리 F4를 감히 넘보다니. 그리고 너희들은 얼마 전까지 위화감이니 빈부 격차니 어려운 용어를 들이대면서 나같은 재벌은 싫어했잖아.

게다가 나는 성격도 남다르다고. 못생긴 애가 나 좋아한다고 케이크를 건넸을 때 케이크를 그 애 얼굴에 뭉갠 것도, 내 구두에 아이스크림 묻힌 여자 애에게 당장 핥으라고 명령한 것도 너희들 두 눈으로 똑똑히 봤잖아.

근본적으로 서민들은 나랑 어울리지 않아. 특히 눈에서 광선 뿜어내는 아줌마 누님들은 더 부담스러워. 내가 아무리 스포츠카를 몰고 다니고, 골프채를 휘두른다지만 아직 고등학생이잖아. 나를 만나 아무리 돈 칠을 한다 해도 미운 오리 새끼 모두가 백로(백조)로 변하진 않는다는 점도 꼭 알아줘. 제발 꿈 좀 깨.

그런데 말이야. 서로 격도 맞지 않고, 내가 아직 돈도 안 풀었는데 왜 다들 '꽃남'을 보고 싶어 난리지? 하도 궁금해 내가 집사를 시켜 이유들을 좀 물어봤지.

원작 만화랑 일본판, 대만판 드라마를 모두 섭렵했다는 직장인 이현숙(27)씨는 "만화책의 즐거움을 드라마로 느낄 수 있어 좋다"고 하더군. 우리 인기의 씨앗은 1992년 일본서 만화가 출간됐을 때 이미 뿌려졌다는 것이지. "만화보다 훨씬 만화적일수록 더 재미있다"고 하더니 결국 "어차피 허무맹랑한 내용이니 아무 생각 없이 본다"고 말하데.

순정만화 '들장미 소녀 캔디'와 '꽃남'을 비교하는 좀 학구적인 분석도 있더군. 영화사 신씨네의 곽신애(41) 마케팅 이사는 "'캔디를 괴롭히는 이라이저의 못된 오빠 닐이 구준표를 닮았다"고 하더군. "현대판 캔디인 금잔디가 안소니나 테리우스가 아니라 닐같은 구준표와 사랑을 나눈다는 내용이 흥미롭다"는 것이지.

"금잔디가 신데렐라와 소공녀, 캔디의 계보는 잇는 캐릭터"라는 해석까지 내린 이 분은 "'꽃남'은 어렸을 적 읽은 순정만화의 즐거움을 입체적으로 전해주는 생활의 소화제"라고 호의적인 시선을 보내주시더군.

내가 참 받아들이기 싫은 인기 요인을 드는 사람들도 있어. 완벽남인 내가 좀 어리숙하고 바보같다는 거야. '잠자는 늑대의 코털을 건드린다', '일찍 일어나는 벌레가 빨리 죽는다', '38계 줄행랑', '기차 연통을 삶아 먹었나' 등의 주옥 같은 속담들이 어디 바보 머리에서 쉽게 나올 수 있을 것 같아?

'초진(지)일관' 금잔디를 향한 내 마음도 인기의 요인으로 꼽히더군. 대학생 백민애(21)씨는 "나쁜 남자이면서도 순하고 순애보적인 면을 지녀서 너무 좋다"고 말했어.

불황기 몰아 닥친 스트레스를 이유로 드는 사람들도 있더군. 고등학생 아들을 둔 박미숙(43)씨는 "현실도 괴로운데 드라마도 꼭 골치아픈 것을 봐야 하냐"고 되물었어.

하지만 뭐니뭐니 해도 '꽃남' 인기의 최고 비결은 우리 F4의 얼굴과 재력이야. 바라보기만 해도 행복한 꽃미남들이 마음 내키면 전용기로 뉴칼레도니아의 별장으로 향하고, 대형 크루즈 여객선의 행선지도 바꿔 버리잖아.

여대생 김지연(24)씨는 "대만, 일본판 출연배우보다 얼굴이 훨씬 앞서 뿌듯한 느낌까지 든다"고 하고, 여대생 김경희(22)씨는 "재벌집 아들과 사귀는 금잔디를 통해 대리만족을 크게 느낀다"고 말하더군.

'꽃남'의 인기를 시기하는 사람도 있어. 아무리 판타지라지만 일상성의 예술인 드라마가 이래도 되냐고 신랄하게 비판을 하더라고. SBS 일일드라마 '아내의 유혹'과 별반 다를 것 없이 막장이라는 비아냥도 있고, '꽃남'의 인기는 상위 1% 계층에 어떻게든 편입하고 싶어하는 속물 근성의 반영이라는 지적들도 나오네.

윤석진 충남대 국문과 교수는 "외모 지상주의, 고등학생들의 비행, 학교 교육의 무기력함을 당연한 것처럼 그려낸 이 드라마가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여지는 현실이 참 위험하다"고 뇌까리더군. 마음 같아선 평소 성격대로 '당장 잘라버려'라고 외치고 싶어.

그런데 말이야. 고백컨대 금잔디는 보통 서민과 너무 달라서 좋아해. 어느 서민이 날려 차기로 재벌가 도련님의 얼굴을 강타하고, 몇 천만원짜리 옷에 토사물을 쏟아낼 수 있겠어. 모두들 머리 조아리기 바쁠 텐데 말이야. 잘 기억해 둬.

금잔디의 발칙함과 풋풋한 미모를 지니지 못한 사람들은 언제 잘릴지 몰라 벌벌 떠는 우리 집 하녀나 마찬가지라고. 금잔디 같은 여자는 하나만으로 족해. 이런 여자, 심지어 남자까지 많아지면 우리 F4의 우아한 생활이 심히 곤란해진다고.

라제기 기자 wenders@hk.co.kr

■ 동명 원작 만화 폭발적 인기, 브라운관·스크린으로 확장

드라마 '꽃보다 남자'는 일본 작가 가미오 요코(神尾葉子)의 동명 원작 만화를 밑그림 삼고 있다. 원작 만화는 1992년 월간 만화잡지 '마가렛'에 연재되며 그 출발을 알렸다.

'꽃보다 남자' 라는 괴이하면서도 불안정한 제목은 '금강산도 식후경'을 의미하는 '꽃보다 경단'이라는 일본의 속담에서 유래했다. 경단의 일본 이름인 단고(團子)가 남자(男子)와 발음이 똑같은 데서 착안한 일종의 언어 유희인 셈이다. 원작 만화 여주인공의 부모가 경단을 만들어 파는 점도 제목에 영향을 줬다.

평범한 여주인공이 최상류층 자녀들만을 위한 고등학교에 다니게 되면서 겪는 고초와 꽃미남들과의 사랑은 곧 소녀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만화는 12년간 연재됐고, 36권의 단행본으로 묶여 나왔다.

일본 내 단행본 판매량만 6,000만부에 달해 순정만화 중 역대 최고 판매 기록을 세웠다. 국경을 넘어 미국과 프랑스 등 14개국에서도 출판됐다.

만화의 폭발적 인기는 브라운관과 스크린으로 확장됐다. 1995년 일본에서 동명의 첫 영화가 만들어졌고, 96년에는 51부작 TV 애니메이션이 방영됐다. 97년엔 극장판 애니메이션이 따로 제작돼 상영됐다.

TV 드라마는 정작 일본이 아닌 대만에서 처음 만들어졌다. 대만 방송 CTS는 2001년 '유성화원'(流星花園)이라는 제목으로 '꽃남'을 드라마화해 당시 대만 역대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고 한국에서도 인기를 모았다.

2002년에는 시즌 2에 해당하는 '속 유성화원'이 전파를 탔다. 드라마 속 꽃미남 4인방인 F4는 2001년 동명의 이름으로 그룹을 결성, 아시아에서 400만장의 음반 판매고를 올리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일본에선 2005년에야 마츠모토 준, 오구리 순 등 청춘 스타들을 내세운 드라마가 만들어져 19.8%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2007년 시즌 2인 '꽃보다 남자 리턴즈'는 21.7%의 시청률을 올렸다. 지난해엔 드라마 출연진이 그대로 참여한 영화 '꽃보다 남자 파이널'이 개봉해 2008년 일본 영화 흥행 순위 2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한국에는 90년대 중반 '오렌지 보이'라는 제목의 해적판 만화로 처음 소개됐다. 최상류층 도련님들의 애정 행각이 당시 유행하던 '오렌지족'과 닮았다 해서 붙여진 제목이다.

만화는 97년 정식 출간됐다. 출판사 서울문화사에 따르면 12년 동안 150만부가 넘게 팔렸다. 해적판까지 포함하면 '꽃남' 애독자 저변이 만만치 않음을 가늠할 수 있다.

라제기기자

■ '꽃남' 열풍넘어 광풍

#1. 10일 드라마 '꽃보다 남자'(이하 꽃남)가 구준표와 금잔디의 백주대로 키스신에서 멈추고 끝나자 방송사 홈페이지에는 "채 방영되지 않은 키스 장면 메이킹 필름을 (홈페이지에) 내놓으라"는 네티즌들의 요청이 쏟아졌다. 원작을 조목조목 분석하면서 극의 진행 방향에 대해 제언하는 압박성 댓글도 적지 않다. '꽃남'에 정통한 팬들이 방송 시간 TV 앞에서만 아니라 실생활에서 꽃남을 향한 깊은 사랑을 표출하고 있다.

#2. 40대 직장여성 박모씨는 최근 오랜만에 동창들을 만났다. 만나자마자 30분 동안 화제를 지배한 것이 '꽃남'이었다. "드라마 너무 재미있더라"로 시작한 수다는 "F4처럼 늘씬하고 잘 생긴 아들 둔 엄마는 얼마나 좋을까"로 끝났고 그 이후에야 남편, 자식 이야기가 이어졌다.

■ '나만의 꽃남' 만들자

꽃남의 열풍이 광풍처럼 몰아치고 있다. 일본 원작 만화와 대만·일본판 드라마를 섭렵한 20,30대 열혈 여성 팬을 비롯해 10대 청소년부터 40,50대 중년층까지 꽃남에 대한 사랑은 브라운관 밖으로 넘쳐난다.

다운로드 사이트에서 꽃남은 최고 인기 제품이며, 받아보기에 그치지 않고 직접 편집해 만든 꽃남 UCC들이 퍼져나가고 있다. F4가 걸친 옷들은 패션 트렌드로 부상하고, 원작 만화의 판매는 급등했다.

드라마를 보고 매회 손꼽히는 명장면을 캡처해서 자신의 미니홈피에 올리는 정도는 팬이라면 기본 예의. 구준표, 윤지후 등 캐릭터별로 드라마 영상을 편집해서 뮤직비디오를 만들어 자신의 블로그에 올리고, 이를 보고 감동받은 꽃남 '폐인'(꽃남에 몰두한 매니아)이 댓글을 남기면 뮤비를 제작한 블로거는 고화질 뮤비를 따로 전송해주는 수고를 자처한다.

사이버 세상에는 F4와 금잔디, 민서현, 오민지 등 주인공들의 가상 미니홈피도 떠돌고 있다. 미니홈피를 들여다보면 드라마의 내용과 관련해 주인공들이 서로에게 남긴 글도 읽을 수 있다.

패러디의 즐거움도 빼놓을 수 없다. '노인대학에서 펼쳐지는 H4와 금문디의 회춘 멜로'를 표방한 패러디 드라마 '꽃보다 할배'는 각종 드라마 장면을 캡처해서 금문디 역에 나문희, H4 역에 이순재 최불암 신구 박근형을 캐스팅했다.

H4는 할배의 H다. 또 '꽃남 지수'가 높은 한국 드라마의 영상에, 감상적인 대만 드라마의 음악을 입힌 편집본도 나돈다.

드라마의 인기와 함께 원작 만화는 날개 돋친 듯 팔리고 있다. 인터넷 서점 리브로(www.libro.co.kr)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내내 500부가 팔리지 않았던 원작 만화가 드라마 방영을 시작한 1월 5일부터 판매량이 급증, 1월 말까지 1만부가 넘게 팔렸다. 구매자의 70%가 20대 후반~30대 후반의 여성이다.

꽃남 중고 만화책이 거래되는 인터넷 쇼핑몰 옥션(www.auction.co.kr)에서는 권당 200~1,000원에 불과한 여느 만화책의 2~10배 가격인 권당 2,000원(36권 완결판이 6만5,000~7만원)에 팔리고 있다.

■ 꽃남처럼 되자

F4가 극중 입었던 의류제품은 문의가 폭주하면서 협찬 브랜드들이 희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대표 수혜자는 귀공자 패션인 '프레피룩'(Preppy Look·미 동부 명문 사립고인 Preparatory School에서 유래한 말)을 지향하는 제일모직 빈폴.

구준표의 럭비 티셔츠는 3차 재주문에 들어갔고 서브 아이템이었던 보타이(나비 넥타이)는 F4가 즐겨 맨 이후 주력 아이템으로 떠올랐다.

빈폴은 아예 매장마다 '프레피룩 존'을 설치하고 주간 단위로 드라마 의상을 디스플레이하고 있다. 이밖에 구준표가 뉴칼레도니아에서 입은 겐조 옴므의 꽃무늬 셔츠 역시 매진됐고, 윤지후가 입은 클럽모나코의 스트라이프 니트도 출시되자마자 높은 판매율을 보이고 있다.

인터넷 쇼핑몰에서는 '꽃보다 남자'를 검색하면 의류와 모자, 가방, 액세서리 등 판매제품 목록이 끝없이 이어진다. 옥션에서는 피케셔츠(깃 달린 티셔츠)와 니트 베스트, 면바지, 슬림 재킷 등 프레피룩으로 분류할 만한 교복풍 남성의류의 1월 판매량이 전월보다 60%나 늘었다.

봄이나 가을에 잘 나갈 제품들인데도 1월 초부터 판매량이 급증한 것이다. 금잔디의 소품인 백팩(일명 구혜선 가방)은 하루 평균 150여개가 팔려 지난해 동기 대비 50% 증가했고, 최근 등장한 털 귀마개도 지난달보다 30% 많은 하루 50여 개가 팔린다.

5,6회에서 주인공들의 여행지 배경이 된 뉴칼레도니아에 대한 관심도 높아져 여행사에는 신혼 여행지로 선택하려는 예비부부들의 문의 전화가 늘고 있다.

김희원기자 hee@hk.co.kr

김소연기자 jollylife@hk.co.kr

■ 꽃미남의 기준 시대따라 차이나네

꽃미남이라는 말이 처음 등장한 것은 1990년대 후반. 그러나 용어의 탄생 이전에도 꽃미남에 속하는 남자 배우들이 있었다. 1990년대 초중반 데뷔한 탤런트 장동건과 정우성, 가수 김원준 등이다.

선이 곱고 윤곽이 뚜렷한 이들은 과거 선이 굵고 터프한 전형적인 남성 이미지와는 대조되는 새로운 남자 스타의 전형을 열었다. 이어 90년대 후반 미소년같은 이미지의 원빈이 가세함으로써 꽃미남의 개념이 정착했다.

2000년대 이후에는 아예 잘 생긴 남자의 대세가 꽃미남류로 기울었다. 조인성 비 강동원 현빈 이준기 등을 대표주자로 꼽을 수 있다. 꽃미남에 대한 선호가 일반화하면서 연예계뿐만 아니라 스포츠계에서도 꽃미남 스타가 속출했다.

긴 머리를 휘날리는 축구 선수 안정환을 비롯해 지난해 베이징 올림픽으로 국민 스타로 자리잡은 수영선수 박태환, 배드민턴 선수 이용대 등이 그들이다.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같은 꽃미남과에 속한다 해도 90년대와 2000년대 꽃미남의 트렌드는 구분된다. 장동건과 같은 2000년 이전의 꽃미남 스타들은 뚜렷한 눈매와 짙은 쌍꺼풀이 특징적이고 콧날이 강한, 깎아지른 듯한 '다비드상'과 같은 남자였다.

하지만 2000년 이후 꽃미남은 예쁜 남자보다 여자 같은 남자에 더욱 가깝다. 단적으로 턱은 갸름하고 코끝이 오똑하며 털과 모공이 흔적조차 안 보이는 뽀얀 피부, 호리호리한 몸매와 가늘고 긴 손가락을 갖고 있다. 또한 비나 소지섭에게 쌍꺼풀은 찾아볼 수 없다.

90년대만 해도 여자들과 달리 남자들 사이에선 꽃미남류 남자에 대한 거부감이 적지 않았지만 이제는 남자들도 꽃미남형을 선호하는 경향이 커지고 있다.

김형준성형외과의 김형준 원장은 "과거 남성 성형이 주름 제거, 부상당한 코 복원 등 문제를 해결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면 최근에는 턱을 갸름하게 하거나 코를 높이고, 몸매를 호리호리하게 하는 지방 흡입을 받는 등 여성적 성형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덥수룩한 털을 없애려 레이저 제모까지 받는 남성들도 꽃미남에 꽂힌 경우다.

김희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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