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금융제도의 새 역사를 쓸 자본시장통합법이 4일부터 본격적인 시행에 들어간다. 이 법이 모델로 삼았던 미국의 투자은행(IB)들은 금융위기 속에 줄줄이 몰락했지만, 그 기능과 업무는 여전히 유효하다는 평가다.
자본시장통합법의 핵심골자는 투자관련 규제를 철폐함으로써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동시에 투자자들의 재산을 보다 엄격히 보호한다는 것. 구체적으로 무엇이 어떻게 달라지게 되는지 점검해본다.
_펀드에 가입하려고 한다. 지금과 뭐가 달라지나
"은행 보험사 증권사 등에 가서 투자상품에 가입하려면 따로 만들어진 투자권유창구로 가야 한다. 창구직원은 투자권유에 앞서 일반투자자인지 전문투자자인지 확인해야 한다. 일반투자자가 계좌를 처음 만들려면, 투자자 정보확인서에 투자목적, 재산상황, 투자경험 등을 쓰고 서명한다. 또 위험선호도에 대한 정보도 기입하는데 이후 투자성향에 맞는 상품을 추천 받을 수 있다."
_투자 성향은 어떻게 나눠지고 어떤 상품을 추천하나
"금융회사는 위험 선호도 평가 결과를 통해 고객을 ▦안정형 ▦안정추구형 ▦위험중립형 ▦적극투자형 ▦공격투자형 등 5개 유형으로 나눈다. 투자자의 연령, 투자가능기간, 투자경험, 금융상품에 대한 지식수준, 투자자금의 전체 자산 중 비중, 수입원, 감내할 수 있는 손실 수준 등이 고려된다."
_각 투자유형별로 어떤 상품을 권해주나
"예컨대 안정형이면 무위험상품인 머니마켓펀드(MMF), 안정추구형이면 채권형 펀드를, 위험 중립형이면 주식, 채권 혼합평 펀드를 추천 받을 것이다. 적극투자형이면 가치주에 투자해 시장수익률 정도를 기대하는 펀드를, 공격투자형일 경우 시장수익률 초과 수익 추구 펀드나 파생상품펀드를 권유 받는다."
_분류된 유형보다 더 위험한 상품에 가입할 수는 없나. 예를 들어 안정추구형 고객이 파생상품에 투자할 수는 없느냐는 애기다.
"할 수는 있다. 다만, '위 거래는 본인의 소신으로 결정된 것이며 이와 관련해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위험은 본인이 감수한다'는 내용의 확인서에 서명해야 한다."
_재산 사항 등을 알려주고 싶지 않은데.
"정보를 제공하지 않으면 파생상품이나 결제가 어려운 증권거래, 고위험 채무증권, 증시에서 투자경고 종목, 관리 종목으로 지정된 증권, 상장이 확정되지 않은 미상장 증권 등에는 투자할 수 없다."
_새로 나온 파생상품에 가입하려면
"주가연계증권(ELS), 파생상품펀드, 주식워런트증권(ELW), 선물옵션 등 파생상품에 투자하려면 투자정보확인서를 꼭 써야 한다. 역시 정보를 제공하지 않으면 가입할 수 없다. 금융회사는 만 65세 이상이고 파생상품 투자 경험이 1년 미만인 고객에게는 원금보장형 ELS만 권할 수 있다. 65세 미만이어도 파생상품 투자 경험이 1년 미만이라면 위험도가 낮은 파생상품펀드나 ELS만 권할 수 있다."
_금융회사가 손실위험을 제대로 알려주지 않아(불완전판매) 손해를 입었다. 배상 받을 수 있나.
"자통법에서는 불완전판매에 따른 금융회사의 손해배상책임을 규정하고 있다. 당초 투자총액에서 금융상품 처분 등을 통한 회수가능금액을 뺀 액수 정도를 배상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박상준 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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