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철거민 진압 참사를 둘러싼 민주당과 자유선진당의 신경전이 치열하다.
포문은 선진당 이회창 총재가 열었다. 이 총재는 2일 주요당직자회의에서 민주당 등 야4당이 시민단체들과 청계광장에서 대규모 집회를 개최한 것을 두고 “지금은 정당들이 장외로 나갈 때가 아니다”며 “용산 참사를 반정권 투쟁이나 여야 간 당리당략적 정쟁의 도구로 사용하는 것은 진정한 국민의 의사에 맞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민주당도 맞대응에 나섰다. 정세균 대표는 3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 “선진당도 구경꾼 같은 말만 하지 말고 야당답게 행동하는 것이 옳다”며 “정당 활동이 국회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다.
정당은 필요하면 국민과 함께 무슨 논의든, 활동이든 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또 민주당이 장외 집회에 참여한 것에 대해서도 “민주당이 국정조사를 제안했지만 한나라당이 거부했다”며 “국민 전체가 분노와 슬픔에 잠겨 있는데 야당이 이 같은 목소리를 외면한 채 구경만 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장외 집회를 둘러싼 양당의 신경전은 지난해 말 ‘한나라당 2중대’ 발언으로 불거진 양당 간 첨예한 대립으로까지는 치닫지 않을 분위기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정 대표의 발언은 정치적 기반이 다른 야당 간 건강한 비판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고, 선진당 이 총재도 민주당 정 대표가 신년기자회견에서 밝힌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위한 재정 지원 요구에 대해서는 “시기 적절한 문제 제기”라고 긍정 평가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민주당은 예산안 협상 과정에서 한나라당과 유사한 입장을 취한 선진당에 “한나라당 2중대”라고 비판했고, 선진당은 “민주당은 민주노동당 2중대”라고 맞받으며 공식 사과를 요구하는 등 강경 대응한 바 있다.
김회경 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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