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이 마이너스(-) 4%로 추락하면서 선진ㆍ신흥 20개국(G20) 중 최악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이 글로벌 경제위기 충격에 가장 취약할 것이라는 얘기다.
그나마 올 2ㆍ4분기에 경기 저점을 찍고 내년에는 4%대 플러스 성장으로 돌아설 것이란 전망이 고무적이지만, 올해 추락한 성장률을 간신히 만회하는 수준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적어도 내년까지 경제 한파가 지속될 수 있다는 의미다.
IMF는 3일 오전 미국 워싱턴 현지에서 열린 ‘아시아 및 글로벌 경제전망’ 기자회견에서 한국의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작년 11월 전망치(2.0%)보다 무려 6.0%포인트 급락한 –4.0%로 낮춰 잡았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는 미국 일본 유럽 등 금융위기 직격탄을 맞은 선진국들은 물론이고 G20 국가 전체 전망치 중에서 가장 낮은 수치다.
분기별로 보면 1분기 -5.1%(이하 전년 동기비), 2분기 –5.9%, 3분기 –5.7%를 기록하다 4분기에는 작년 4분기 성장률이 추락한 기저 효과에 힘입어 플러스 0.9%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 경제가 –4% 성장을 하는 것은 환란 당시와 맞먹는 수준. 외환위기 때인 1998년(-6.9%)이 이보다 더 낮은 성장률을 기록했지만, 비교 대상인 전년도 성장률(4.7%)이 꽤 높았던 점을 감안하면 충격 면에서는 환란 당시를 능가할 수도 있다는 평가다.
IMF가 한국 경제의 성장률 전망치를 유독 크게 내려잡은 이유는 세계 실물경제 침체에 따른 수출 급감과 내수 위축 우려 때문. 허경욱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수출 비중 등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 등 아시아 신흥경제국들의 성장 전망이 대부분 크게 낮아졌다”고 말했다.
IMF는 그러나 한국 경제가 2분기에 바닥을 찍고 내년에는 4%대 성장을 회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분기 대비 성장률이 1분기에 –0.8%를 기록하는 데 이어 2분기에 0%로 바닥을 친 뒤, 3분기 0.7%, 4분기 1.1% 등으로 서서히 회복될 거라는 분석이다.
특히 내년에는 4.2% 플러스 성장을 기록하며 잠재성장률(4% 내외) 수준의 성장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 관련, 정부 관계자는 “2010년 성장률로만 보면 G20 국가 중 중국(8.0%) 인도(6.5%)에 이어 세번째이며, 올해 대비 반등 폭(8.2%포인트)은 세계에서 가장 크다”고 말했다. 스트라우스 칸 IMF 총재는 이에 대해 “-4%라는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이 다소 놀라운 수치라는 점을 이해한다”며 “단, 한국이 가장 빨리 회복하는 국가가 될 것이라는 점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내년 성장률 회복이 올해 성장률 급락에 따른 기저 효과에 따른 것일 뿐, 본격적인 회복 국면이라고 보긴 힘들다는 지적이 많다. 주 원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원은 “내년 성장률이 올해 마이너스 성장을 만회하는 수준에 그친다면, 국민들이 느끼는 체감 경기 회복은 내년까지 쉽지 않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영태 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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