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東京)에서 전철로 1시간 가량 떨어진 가나가와(神奈川)현 요코스카(橫須賀)의 미국 해군 기지에는 지난해 9월 말 중요한 변화가 있었다. 요코스카에 배치된 미국의 항공모함이 재래식 증기 터빈 동력의 키티호크에서 원자력 추진인 니미츠급 조지워싱턴(CVN 73)으로 교체된 것이다.
조지워싱턴호는 도착 이후 일본 해상자위대와 첫 연합훈련을 하는 등 태평양 지역을 주무대로 수 차례 작전과 훈련을 펼쳤다. 10월에는 부산에서 열린 국제관함식 해상 사열에도 참가해 주변 동맹국과 우의를 과시했다.
지난달 29일 요코스카 미국 해군기지를 방문했을 때 조지워싱턴호는 함체 보수 작업이 한창이었다. 지난해 연말 작전을 일시 중지하고 요코스카 기지의 항모용 대형 도크에서 대대적인 보수작업에 들어간 것이다. 축구장 3개 크기의 초대형 갑판에, 선체 최고 높이가 80m를 넘다 보니 현장은 마치 대형 건설공사장을 방불케 했다. 함내 여기 저기서 용접 등 보수 작업을 하는 미군 전문 인력이 눈에 띄었다. 작업의 상당 부분은 고용된 일본인 인부들이 맡고 있었다. 조지워싱턴호의 공보를 맡고 있는 미 해군 상사는 "항모 같은 대형 함선은 수리 하는데 보통 수개월이 걸린다"고 말했다.
갑판 길이 330여m, 최대 폭 76m에 만재배수량이 9만7,000톤에 이르는 이 해상 군사기지는 통상 작전 중에는 미 해군 최신예 전투기인 슈퍼호넷(F/A-18E), 호넷(F/A-18A/C), 조기경보기인 호크아이 2000(E-2C), 잠수함 공격기인 시호크(SH-60F) 등 최대 80대 안팎의 항공기를 탑재한다. 항공 인력까지 포함하면 탑승자는 5,000명 규모다.
지금까지 항모 미드웨이, 인디펜던스, 키티호크가 차례로 요코스카를 모항으로 작전을 했기 때문에 항모를 조지워싱턴으로 교체한 게 새롭다고는 할 수 없다. 하지만 피폭 경험 때문에 세계 어느 곳보다 반핵 시민운동의 열기가 높은 일본에 처음 배치되는 핵 항모라는 점에서 수년 전 배치 결정 당시부터 일본 국내에 몰고 온 파문이 적지 않았다.
이지스 순양함 4척과 구축함 7척이 함께 하는 항모전단 구성이 달라지지 않았기 때문에 동북아나 태평양 지역의 미군 전력에 변화가 없다고 할 수 있겠지만 상징적인 의미는 적지 않다. 미국은 특히 해마다 두 자릿수로 군사비를 늘려가는 중국의 군비 확장에 대한 심리적 억지력을 확보한다는데 의미를 두는 듯하다.
로버트 게이츠 미국 국방장관은 지난달 27일 상원군사위원회에서 "괌과 오키나와의 (주일미군) 이전 계획을 완료할 필요가 있다. 여기에 원자력 항공모함 조지워싱턴의 일본 배치를 더해 아시아에서 미군의 태세를 갖출 것이다"고 말했다.
요코스카=김범수 특파원
아침 지하철 훈남~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