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제약업체인 화이자가 경쟁사인 와이어스 인수를 선언함에 따라 국내 제약업계에도 일대 지각 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국내에 이미 진출해 있는 한국화이자와 한국와이어스가 손을 잡을 경우, 매출 규모상 업계 1위를 지키고 있는 동아제약에 이어 '넘버2' 자리에 입성하기 때문이다.
화이자는 최근 와이어스를 680억달러에 인수키로 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화이자가 와이어스와의 인수ㆍ합병을 성공리에 마무리 할 경우, 합병사의 연간 매출액은 750억 달러에 달한다.
거대 '공룡'으로 다시 태어나는 화이자와 와이어스의 합병사는 국내 제약업계의 판도 변화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2007년 3,9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한국화이자가 같은 해 1,260억원의 매출 실적을 올린 한국와이어스와 합병되면 통합사의 매출은 5,160억원대로 올라서, 매출 6,300억원대의 동아제약에 이어 업계 2위권을 형성하게 된다.
이에 대해 국내 제약업계는 오리지널 신약에 강점을 가지고 있는 다국적 제약업계 특성상, 국내 시장에서 큰 영향을 주지는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제약사 관계자는 "우리나라 제약업체들이 국내에서 출시하고 있는 제품 대부분이 복제약(제네릭)이기 때문에 다국적 제약사인 한국화이자와 한국와이어스가 통합된다 하더라도 (국내 제약사에는)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제약업계와 다국적 제약사가 서로 다른 제품 영역에서 경쟁을 해왔기 때문에 화이자와 와이어스의 합병 발표가 토종 제약사들에게 미칠 파장은 적을 것이란 분석이다.
그러면서도 중ㆍ장기적인 관점에서 볼 때, 다국적 제약사들의 국내 시장 지배력이 강화되고 있다는 점에 대해선 경계심을 나타냈다. 또 다른 국내 제약업체 관계자는 "화이자의 이번 합병은 바이오 의약품 분야에서의 신약 개발에 주안점을 두고 이뤄졌기 때문에 국내외 시장에서 경쟁을 펼쳐야 하는 구조상 토종 업체들도 다국적 제약사들의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현지 업계에 따르면 와이어스와의 합병을 위해 실무 작업을 진행한 킨들러 대표는 양사가 합병한 이후에도 회사에 남아 합병사를 이끌 것으로 알려졌다.
허재경 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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