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요한 이슈에 대해 소속 당의 큰 흐름과 다른 견해를 공개적으로 밝히는 의원들이 많아졌다. 야당보다 특히 여당에 많다.
헌법기관인 국회의원이 현안에 대해 자기 목소리를 분명히 내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어쩌면 기본이다. 표결에서의 크로스 보팅(당론과 관계없는 소신 투표)이 일반화해 있는 정치 선진국의 상황을 감안하면 한국적 '당론주의'는 시대착오적이라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현실은 당론이라는 틀에 갇히기 십상이다. 옳고 그름의 평가를 떠나 이견을 적극 드러내는 의원들이 눈길을 끄는 것은 이 때문이다.
한나라당 내에서 다른 목소리를 자주 내는 대표적 인물은 남경필 원희룡 두 의원이다. 17대 국회 때 '남원정'(남경필 원희룡 정병국)으로 불리며 소장파를 대표했던 인물들이다. 두 사람은 이제 각각 4선, 3선 중진이 돼 소장파라 하기엔 멋쩍지만 '개혁파'의 스탠스는 분명히 유지하고 있다.
최근 용산 철거민 진압 참사로 김석기 서울경찰청장에 대한 거취 문제가 불거졌을 때 남 의원은 "사태를 안이하게 봐서는 안 된다"며 김 청장의 경질을 주장했다. 원 의원은 "대통령이 대국민사과를 해야 한다"고까지 했다. 청와대나 당의 주류 견해와는 달랐다.
두 사람은 국회폭력방지법에 대해서도 "다수결의 횡포에 대한 견제장치가 함께 논의돼야 한다"는 논리로 다른 의견을 냈다. 원 의원은 미디어법에 대해서도 "경제권력 방송권력 신문권력은 분리시켜야 한다"며 반대했다. 두 사람은 지난해 쇠고기 파동 때 재협상을 주장하고, 경찰의 강경 진압에 반대하기도 했다.
한나라당 내 초선 소장파 모임인 '민본 21'도 이견을 자주 밝히는 그룹이다. 김성식 주광덕 권영진 김성태 현기환 의원 등 13명이 속해 있다. 이들은 미디어법이나 국정원법 등에 대해 공개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말한다. 종합부동산세 폐지에도 "이건 아니다"고 반대했다. 벌써 '여당 내 야당'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홍준표 원내대표는 지도부임에도 김 청장의 문책론을 제기하는 등 자기 의견을 분명히 밝히는 편이다.
이들에 대해 '인기영합주의'라는 일각의 비판도 없진 않지만 그 존재 가치는 분명하다는 지적이다.
야당의 경우엔 이견을 공개 표출하는 경우가 많지는 않다. 한데 뭉치는 게 중요한 야당의 속성이 투영된 것일 수 있다. 그럼에도 최근 민주당 강봉균 의원은 1ㆍ19개각에 대해 "새 경제팀에 비교적 소신과 전문성 있는 인사들을 발탁했다"고 당론과 다른 목소리를 냈다. 같은 당 김성순 의원은 법안 전쟁이 한창일 때 "농성을 통한 결속은 오래가지 못한다"며 쓴소리를 했다.
이들이 당내 온건 그룹으로서 딴 목소리를 낸다면 '민주연대'는 반대의 관점에서 강경론을 주창한다.
정녹용 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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