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철거민 진압 참사 사건을 수사중인 검찰 수사팀 내부에서 경찰 관계자들을 형사처벌하기는 어렵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또 김석기 경찰청장 내정자(서울경찰청장)에 대한 소환 조사 없이 수사를 마무리할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경찰 책임자들을 아무도 처벌하지 않을 경우 검찰이 경찰의 과잉진압에 면죄부를 주었다는 비판여론이 거셀 것으로 보여 최종 결론이 주목된다.
서울중앙지검 수사본부(본부장 정병두 1차장)는 2일 지금까지의 조사에서 경찰 간부들이 진압 실무진 등의 의견을 묵살한 채 무리하게 진압을 지시했다는 단서는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진압이 무리한 것이었다거나 진압 지시에 반대했다는 경찰 관계자들의 진술이 한 건도 없었다"고 말했다. 검찰은 80여명의 사망자가 발생했지만 진압 주체가 처벌받지 않았던 미국 웨이코 참사 등 국ㆍ내외 유사 사례 분석에서도 경찰에 대한 형사처벌 근거는 찾지 못했다. 이에 따라 수사팀 내부에서는 경찰에 대한 형사처벌에 부정적인 의견이 우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검찰 관계자는 "아직 어떠한 결론도 내려지지 않았다"며 공식적으로는 상당히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검찰은 또 김석기 내정자가 사건 현장을 지휘했거나 직접 지시를 내렸다고 보기 어렵고, 그가 자술서를 통해 당시 상황을 비교적 상세히 진술했다는 점 등을 근거로 그를 소환 조사하지 않기로 사실상 방침을 정했다. 검찰은 그러나 5일 또는 6일 수사결과를 발표하면서 사법처리 여부와 별개로 수사에서 밝혀진 사건 당시의 구체적 상황들과 관련 영상 등을 모두 공개하기로 했다. 이 경우 경찰의 과잉진압 여부에 대한 여론의 판단이 내려질 것이어서 김 내정자의 거취에 어떤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한편 검찰은 영상 분석 등을 통해 망루 1층이 아닌 망루 3층을 발화 지점으로 잠정 지목했다. 또 검찰은 남경남 전국철거민연합(전철련) 의장이 철거민측으로부터 돈을 받았다는 증거는 찾지 못했다.
박진석 기자 jse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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