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33ㆍ요미우리)의 ‘명예회복 프로젝트’가 순조로운 첫걸음을 내디뎠다.
1일 일본 미야자키 종합운동공원내 선마린 스타디움. 요미우리의 2009년 스프링캠프 첫 훈련에 참가한 이승엽은 타격훈련에서 41개 중 6개를 홈런으로 장식했다. 오른손 투수를 상대로 3개의 아치를 그렸고, 왼손투수를 상대로도 3개를 때려냈다. 지난해 100일 이상 2군 수모를 겪으며 8홈런에 그친 ‘한풀이’가 벌써부터 시작된 셈이다.
6개의 홈런 중 최장 추정 비거리는 무려 130m. 오른손 투수를 상대로 마지막 공을 방망이 중심에 정확히 맞힌 이승엽은 타구를 백스크린 바로 오른쪽 관중석 중단에 꽂았다. 500여명의 관중과 100여명의 일본 취재진들 사이에서 “승짱, 이야!”하는 탄성이 터져 나왔다.
63개의 토스 배팅을 마치고 두 개의 배팅 케이지 중 왼쪽에 들어선 이승엽은 번트 3개를 댄 이후 4구째에 풀스윙을 했지만, 마음이 앞선 듯 헛방망이를 돌렸다. 하지만 이내 자세를 가다듬은 이승엽은 6,7구에 연거푸 좌월, 중월 홈런을 때리더니 마지막에 대형 홈런으로 ‘팬 서비스’를 했다.
이승엽은 좌완을 상대로는 각각 4구,15구에 중월, 좌중월 홈런을 쏘아올렸고 역시 마지막 공을 가운데 담장으로 넘기며 기분 좋게 첫날 프리배팅을 마쳤다. 홈런으로 이어지지 않은 나머지 타구들도 절반 이상이 담장 바로 앞에 떨어질 만큼 이승엽은 쾌조의 컨디션을 자랑했다.
지난 시즌 45홈런을 친 오른손 거포 알렉스 라미레스는 7개를 때렸고, 2000년 메이저리그 뉴욕 메츠에서 25홈런을 때린 에드가르도 알폰소는 아예 홈런을 쳐내지 못했다. 지난 시즌 36홈런을 기록한 오가사와라 미치히로도 날카로운 타구는 많았지만, 홈런은 없었다.
‘1루수 오가사와라-3루수 오타’ 시나리오의 진원지로 이승엽의 ‘잠재적 경쟁자’로 꼽히던 고졸 신인 오타 다이시는 선마린 스타디움을 밟지도 못했다. 오타는 비주전급들과 함께 보조구장에서 훈련했다.
한편 수비와 주루 훈련을 소화한 뒤 베이스간 왕복러닝과 스트레칭으로 첫날 훈련을 마무리한 이승엽은 경기장을 나서며 “컨디션이 무척 좋다. 지난해 잃어버린 자리를 되찾기 위해 마음가짐을 단단히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미야자키(일본)=양준호 기자 pir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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