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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아힘사'와 '사티아그라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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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아힘사'와 '사티아그라하'

입력
2009.02.03 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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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8년 1월 30일, 인류는 정신적 지도자를 잃었다. 오늘은 성자(聖者)로 추앙되는 간디(Mohandas Karamchand Gandhi: 1869~1948)가 반 이슬람 극우파 청년에게 피격되어 돌아 가신지 61주년이 되는 날이다. 인도의 독립을 위해 평생을 헌신한 간디는 막상 독립된 인도가 힌두교와 이슬람교로 나뉘어 분할되는 것을 막고 이교도간의 화해를 위해 노력하던 중, 그의 참뜻을 이해하지 못한 청년의 손에 의해 쓰러졌다.

간디의 숭고한 평화 사상

노벨문학상을 받은 인도 시인 타고르는 간디에게 마하트마(Mahatmaㆍ위대한 영혼)라는 칭호를 헌정하였고, 그 후 간디는 마하트마 간디라고 불린다. 간디는 그의 평화 사상과 모범적 실천을 통해서 20세기 인류 전체의 큰 스승이 되었다. "간디의 가슴에 총알이 박히는 순간, 인류의 가슴 속에는 간디의 사상이 박혔다"- 역시 암살자의 총탄에 쓰러진 마틴 루터 킹 목사가 남긴 말이다.

런던에 유학해서 법학을 배우고 변호사가 된 청년 간디는 소송사건을 의뢰 받아 남아프리카 연방의 더반으로 갔다가 삶의 전기를 맞게 된다. 그는 그 곳에서 백인들에게 박해 받는 인도인들을 보고, 인종차별 반대운동의 지도자가 되면서 자신을 버리는 헌신의 삶을 시작하였다. 그러나 그는 폭력적이지 않았다.

그의 삶과 사상의 기반은 '아힘사'였고, 그 실천적 지침은 '사티아그라하'였다. 인도어로 비폭력을 뜻하는 아힘사(ahimsa)는 단순한 비폭력이 아니라'의지나 모든 행동에서 모든 생명체에 해를 입히는 것을 삼가는 것'을 의미한다. 사티아그라하(Satyagraha)는 '진리'를 뜻하는 '사티아'와 '파악'한다는 의미를 가진 '그라하'를 합친 말이다. 이를 그대로 풀이하면 진리를 붙잡는다는 뜻이니, 진리의 힘을 믿고 인간과 진리에 끝없이 헌신하고 복종한다는 뜻이다.

이처럼 간디의 '사티아그라하'는 단순히 대중적 반식민투쟁, 시민적 불복종운동, 비폭력 저항운동이라는 낮은 단계의 사상적 지침이 아니라, 그 경지를 넘어 진리를 비폭력적인 방법으로 추구하는 숭고한 정신체계이다. 비록 상대방이 자신과 다른 생각으로 대립하고 있을지라도 그 상대방에게서 먼저 선함을 보려는 마음으로 다가서는 사랑의 길이었다. 그래서 간디는 인종차별 반대운동이나 독립운동까지도 언제나 비폭력에 입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간디는 비폭력, 아힘사 없이는 진리를 발견하는 일은 불가능하다고 보았다. 일부 사람들에게는 그의 평화 사상과 비폭력주의가 현실에는 맞지 않는 이야기로 생각될 수도 있다. 그러나 그들도 그 정신이 인류가 지향해야 할 궁극적 가치라는 사실과, 간디가 그러한 정신을 통하여 이루어 놓은 업적은 부정하지 못할 것이다.

간디의 위대성은 그가 20대부터 7가지 영혼의 죄를 짓지 않기 위해 이를 항상 수첩에 적어 다니며 평생 실천한데서도 찾아볼 수 있다. 그 7가지 영혼의 죄는 ① 원칙 없는 정치 ② 노동 없는 치부 ③ 양심 없는 쾌락 ④ 품격 없는 교육 ⑤ 도덕 없는 상업 ⑥ 인성 없는 과학 ⑦ 희생 없는 종교였다.

우리 모두 위한 길 찾아야

"아무리 풍족한 생활을 하고 있는 사람이라도 하루 한 시간은 가난한 사람들을 위하여 차르카(인도의 물레)를 돌리십시오", "세계가 진정한 자유에 도달하려면, 우리는 궁전이 아니라 오두막에 들어가 살아야 한다고 나는 믿습니다"라고 호소하며 헌신의 삶을 산 간디의 위대한 실천은 생명존중과 비폭력 정신에 바탕을 두고 있었다.

용산 참사로 인하여 농성자와 경찰관이 사망하고 온 국민의 마음까지 시커멓게 타 버린 이 시점에서, 우리는 과연 어느 길을 어떻게 가는 것이 진정으로 우리를 위하는 길인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변환철 중앙대 법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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