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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안정감 전격인사 '김석기 낙마 대비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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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안정감 전격인사 '김석기 낙마 대비用'?

입력
2009.02.03 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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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가 29일 서울경찰청장에 주상용 대구경찰청장을 내정하는 등 치안정감 인사를 전격 단행한 것은 김석기 경찰청장 내정자의 낙마에 대비한 사전 포석이라는 분석이 많다.

경찰청장(치안총감)이 공식 임명되기도 전에 그 하위직인 치안정감 인사를 먼저 단행한 경우는 전례 없는 일로, 편법 인사의 부담에도 불구하고 감행한 고육책의 성격이 짙다.

청와대 이동관 대변인은 이에 대해 "이번 인사는 김석기 경찰청장 내정자의 거취 문제와는 아무런 연관이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김 내정자를 청장으로 정식 임명한 뒤 김 청장 추천을 받아 치안정감 인사를 단행하는 것이 정상적인 인사절차다.

이번 인사가 경찰청장 직무대행인 임재식 경찰청 차장 추천으로 이뤄졌다는 것도 청와대의 다급한 상황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날 인사로 명예퇴직을 하게 된 임 차장으로선 자신이 옷을 벗는 인사에서 추천권을 행사한 셈이다.

현 상황에선 김 내정자 사퇴 시 임 차장, 김도식 경기경찰청장, 한진희 경찰대학장 등 3명의 치안정감에서만 고를 수밖에 없었는데, 현 정부 입장에선 신임할 만한 인물이 없다는 얘기가 진작부터 흘러나왔다. 결국 김석기 내정자의 후임자 확보를 위해 편법 시비를 무릅쓰고 단행한 인사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4명의 새 치안정감 내정자 중 한 명이 차기 청장 후보자로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새 치안정감은 지역 안배를 고려하는 경찰의 전통적 인사 방식에 따라 경북, 경남, 전남, 충청 등으로 고른 분포를 보였다.

주상용(57ㆍ간부후보 26기) 서울경찰청장 내정자는 경북 울진 출신으로 고려대 정치외교학과를 나와 경찰청 수사국장, 대구경찰청장 등을 역임했고이길범(55ㆍ간부후보 29기) 경찰청 차장 내정자는 전남 순천 출신으로 지난해 경찰청 경비국장으로 부임해 촛불집회를 성공적으로 막아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조현오(54ㆍ외시 15회) 경기경찰청장 내정자는 부산 출신으로 고려대 정치외교학과를 나와 경찰청 경비국장, 부산경찰청장 등을 지냈다. 김정식(54ㆍ행시30회) 경찰대학장 내정자는 충남 예산 출신으로 정보 관련 보직을 두루 거친 경찰 내 정보통으로 꼽힌다.

경찰 안팎에서는 벌써부터 서울경찰청장으로 내정된 TK(대구 경북) 출신 주상용 대구경찰청장을 유력한 차기 경찰청장 후보로 꼽고 있다. 하지만 주 내정자가 김 내정자 낙마 시 차기 청장으로 임명될 경우 또 다시 TK를 앉히기 위해 무리한 편법 인사를 단행했다는 비난 여론이 거셀 수 있다.

때문에 이길범 경찰청 차장 내정자가 청장 직무대행을 당분간 맡은 상태에서 청와대가 여론 추이를 보며 차기 경찰청장 카드를 꺼낼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송용창 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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