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무섭다. 불과 24일 사이에 여성 5명을 살해했다. 1년 10개월 뒤, 또 두 여성의 목숨을 앗아갔다. 그 기간에 또 다른 살인 범죄를 저질렀을지도 모른다.
강호순(38)은 여자 사냥꾼이었다. 범행 대상 여성을 선택하면 무조건 죽였다. 여성을 유인해 살해하기까지 만 하루가 걸리지 않았다. 별다른 이유도 없고, 성폭행 등 범행 목적의 달성 여부도 중요하지 않았다. 살인만이 목적이었다. 검거된 후 수사관들에게 양심의 가책을 느끼는 모습을 보인 적도 없다. 인성은 사라지고 악마적 광기만 남았다.
그럼에도 평범한 이웃으로 철저히 가장했다. 이웃들에게 자신이 양봉해 얻은 꿀을 나눠주고, 아픈 사람을 병원까지 차로 데려다 줬다. 우리 옆에 끓어오르는 살인 욕구를 억누르며 웃고 서 있는 이웃이 있다고 상상하면 모골이 송연해진다.
범인은 역시 가까운 곳에 있었다. 6명의 여성이 강씨가 운영해 온 축사로부터 반경 7㎞ 이내에서 실종되거나 암매장됐다. 축사에서 불과 1.5㎞ 떨어진 곳에서 실종된 주부도 있다. 부녀자 연쇄 실종 당시 그는 전과 8범이었고, 실종 여성들의 휴대폰이 꺼진 지역에서 2년 동안 산 적도 있다.
그런데도 경찰의 수사 용의선상에는 한 번도 오르지 않았다. 당시까지 성폭행 전과도 없었고, 독신남도 아니어서 제외했다는 것이 경찰의 해명이지만 초동 수사 부실 의혹은 가시지 않는다.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다는 차원에서라도 수사 과정에서 간과했거나 실수했던 부분은 꼭 짚고 넘어가야 한다.
법과 치안의 사각(死角) 지대에 놓여 있는 계층과 지역을 범죄 피해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대책 마련은 더 시급하다. 노래방 도우미로 일한 피해자들처럼 생활고 때문에 불법 행위에 연루된 저소득층 여성들은 범죄 피해를 당해도 신고조차 못하고 신고를 해도 수사기관의 관심을 끌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이런 현실을 개선하지 않는 한 유사 범죄 피해는 근절될 수 없다. 범죄 취약 지역에 CC(폐쇄회로) TV를 확대 설치하고 방범 활동을 강화하는 것은 고전적이지만 현실적인 범죄 예방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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