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을 완성하는 것은 자신감이라 했던가. 그렇다면 올 봄 그 자신감은 여성의 어깨에서부터 시작된다. 지난 가을 밀라노, 파리, 뉴욕 등지에서 선보인 2009 봄ㆍ여름 컬렉션에서 수많은 유명 디자이너 브랜드들은 하나같이 각진 어깨를 과장한 재킷을 입은 모델들을 무대에 세웠다.
이를 반영하듯 대표적인 국내 여성복 브랜드에서 최근 출시한 봄 신상품 중에도 어깨선이 딱딱하게 떨어지는 재킷 등 어깨를 강조한 제품들이 눈에 띈다. 이는 올 봄 최고의 트렌드로 예상되는 1980년대 스타일로의 회귀에서 그 배경을 찾을 수 있는 현상. 촌스러운 것으로 여겨졌던 이른바 '어깨 패드'가 돌아온 셈이다.
■ 재킷부터 블라우스까지 어깨에 힘주다
어깨에 힘을 준 디자인 트렌드는 재킷에서 가장 강하게 나타난다. 소위 '뽕'을 넣었다고 이야기하는 1980년대 스타일의 각진 재킷뿐 아니라 주름, 또는 프릴 장식으로 어깨를 풍성하게 살린 디자인이 눈길을 끈다. 이 같은 경향은 트렌치코트나 블라우스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어깨에 약간의 주름을 준 블라우스는 직장여성들도 부담없이 멋스럽게 입을 수 있는 아이템으로 인기를 끌 전망이다. 매년 봄 시즌이면 멋쟁이들의 필수 품목으로 떠오르는 트렌치코트도 최근 몇 년 간 여성스러운 디테일을 살린 제품의 인기가 계속되고 있어 올해도 풍성한 어깨 장식을 더한 디자인이 사랑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 불황엔 복고? 80년대 스타일의 귀환
패션 전문가들은 여성의 어깨가 유행의 핵심으로 떠오른 배경을 경기 호황을 누렸던 1980년대에 대한 향수에서 찾는다. 풍요로운 시대는 화려하고 과장된 패션에 대한 관심과 애착을 낳았다.
당시 패션의 상징이었던 마돈나는 어깨와 엉덩이를 강조하고 허리 부분을 바짝 조인 X라인 스타일을 선보였고, 각진 어깨의 스커트 정장을 즐겨 입었던 고 다이애나 영국 왕세자비는 여성들의 동경의 대상이었다.
1980년대는 여성들의 지위가 본격 상승한 시기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유니섹스 모드의 정장이 1984년부터 크게 유행하기 시작했다. 따라서 특히 어깨를 강조한 재킷의 경우 여성의 사회 참여 비율이 그 어느 때보다 높게 나타나는 2009년의 키워드로 떠오르는 게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수순인 셈이다.
물론 올해 유행할 '어깨각' 스타일이 1980년대의 그것과 정확히 맞아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여성복 브랜드 타임의 홍현아 디자인 실장은 "2009년으로 돌아온 1980년대 무드는 한층 세련되고 날렵해졌다.
밀라노, 파리, 뉴욕 등 수많은 컬렉션에서 선보인 각진 재킷은 부담스럽다기보다는 전체적인 스타일을 살려주는 포인트 아이템으로 위트있게 연출되고 있다"고 말한다. 1980년대와 비교해 한층 짧아진 기장, 슬림한 디자인과 함께 가죽, 트위드, 니트 등으로 다양해진 소재가 2009년 '어깨각' 스타일의 포인트라는 설명이다.
■ 심플한 디자인과 입어야 여성스러운 맛 살려
따라서 2009년에 어깨를 살린 디자인의 전체적인 코디를 맞추는 방법 역시 1980년대와는 달리할 필요가 있다. 유행이라고 무작정 따라하다 자칫 잘못 입으면 어깨를 지나치게 강조해 몸집만 커 보이게 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어깨에 패드를 넣은 재킷은 얼굴이 작아 보이고 과장된 실루엣을 연출하는 효과가 있어 상의가 포인트가 되기 때문에 하의는 단순한 짧은 팬츠나 넉넉한 배기 팬츠 등과 맞춰 입는 것이 좋다고 스타일리스트 지상은씨는 조언한다. 액세서리로 진주 목걸이나 스카프 등을 매치하면 우아한 복고풍 패션이 완성된다.
가죽 소재의 재킷은 원피스와 함께 연출하면 강인한 이미지를 덜고 여성스러운 느낌을 살릴 수 있지만, 프린트가 강한 원피스보다는 단순한 디자인을 선택해야 도도한 느낌을 더할 수 있다. 장식이 많이 들어간 재킷은 폭이 좁은 팬츠와 함께 입으면 '하체통통족'에게 도움이 된다.
●도움말 타임, 미샤, 나인식스뉴욕
김소연 기자 jollylif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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