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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 체육단체장 뭐가 좋길래…

입력
2009.02.03 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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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득이 있길래 국회의원에게 체육단체장을 맡기는 것일까."

한나라당 강승규 의원이 29일 대한야구협회장으로 선출됨에 따라 정치인 체육단체장의 실태와 장ㆍ단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치인 출신 체육단체장은 과거에 비해 줄어들기는 했지만 아직도 많은 편이다. 한나라당 정몽준 최고위원은 지난 주 대한축구협회장에서 물러나기까지 무려 16년간 이 자리를 맡아왔다.

특히 체육단체들은 여당 의원들을 선호한다. 그래서 정권교체 후에는 구 여당(현 야당) 단체장이 있는 체육단체는 바람을 타기 마련이다. 현재 민주당 이종걸 의원이 회장을 맡고있는 대한농구협회가 그렇다. 내달 2일 대의원 투표를 앞두고 회장 후보 등록을 마친 인사는 이종걸 현 회장과 한나라당 조전혁 의원, 방열 전 경원대 교수 등 6명에 달했다.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 임태희 정책위의장은 지난해 6월 대한태권도협회장, 10월 대한배구협회장으로 각각 취임했다. 한나라당 공성진 최고위원은 2007년 10월 한국종합격투스포츠연맹 창립식에서 총재로 추대됐다. 현재 경기도 축구협회장을 맡고 있는 민주당 강성종 의원은 대한축구협회장 후임 선거에 출마하려다 포기했다.

물론 체육단체장 중에는 정치인보다 기업인 출신이 훨씬 더 많다. 재정적 지원 등 현실적인 기여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한핸드볼협회장을 맡고 있는 최태원 SK그룹회장과 대한탁구협회장인 조양호 한진그룹회장을 비롯해 기업인 체육단체장은 모두 40여명에 이른다.

일부 체육단체들이 여전히 정치인을 회장으로 모시는 이유는 울타리 역할을 기대하기 때문이다. 한나라당 공성진 최고위원은 "입법적 지원, 폭 넓은 네트워크를 통한 재정지원을 기대하기 때문에 체육단체들이 정치인 회장을 바라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체육계의 고질적 문제인 파벌로부터 정치인이 자유롭다는 것도 강점으로 꼽힌다.

그러나 정치인은 해당 종목의 내용도 잘 모르는 경우도 있고, 체육단체를 정파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국회의 한 관계자는 "정치인 체육단체장이 은근히 단체 활동을 특정 정당 홍보에 활용하는 경우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광덕 기자 kd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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