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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반기문 총장은 대선 못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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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반기문 총장은 대선 못 나온다

입력
2009.01.29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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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발표된 차기 대통령후보 여론조사를 보면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의 이름이 눈에 띈다. 박근혜 한나라당 의원에 이어 두 번째다. '세계대통령'으로서의 경험이 세계화시대에 한국을 이끌어갈 만하다고 국민들이 보는 것 같다.

그러나 재외국민인 반 총장은 현행법 상 다음 대선 출마가 불가능하다. 대통령 피선거권 조항에 '선거일 현재 5년 이상 국내에 거주하고 있는 40세 이상의 국민'으로 제한돼 있어 법을 개정하지 않는다면 재외국민 중에서 안창호 선생 같은 지도자가 나오더라도 한국의 대통령이 될 수 없다.

논의 안된 재외국민 피선거권

국회는 재외국민의 참정권을 보장하도록 법을 개정하기 위해 정치개혁특별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선거권 국민투표권과 함께 참정권의 하나인 피선거권 문제는 논의대상에 올라 있지도 않다. 정개특위는 20일과 22일 회의에서 쟁점사항을 논의했는데, 정쟁으로 시간을 허비하고 벼락치기 공부하듯 심사하니 위와 같은 구멍이 보인다.

지난 회의에서 논의된 안건들은 미국 LA나 일본 오사카 같은 인구 밀집지역에 공관 외 투표소 설치 여부, 우편투표 허용 여부, 선거사범에 대한 규제와 처벌 방법, 재ㆍ보궐선거 참여문제, 이중국적자를 걸러낼 방법, 여권이 없는 재외국민의 참여방안 등이다. 정개특위는 29일 회의에서 최종 결정을 내리며 2월 초 임시국회에서 법안을 통과시킬 예정이다.

재외국민 참정권에 대해서는 10여 년 간 수많은 논의가 오갔다. 논란의 종식은 2007년 6월의 헌법재판소 헌법 불합치 결정으로 이뤄졌다. 참정권은 국민의 기본권이어서 의무에 대한 반대급부가 아니라고 했다. 그러나 국회는 헌재 결정대로 지난 연말까지 법 개정을 못해 공직선거법은 위헌상태에 놓여 있다. 여야는 이 문제를 정쟁거리로 이용해 왔으며 당리당략에 따라 움직이며 파행을 거듭했다.

한나라당이 지난 연말 강행 처리하려 했던 85개 법안에 재외국민 선거관련 법안들도 들어 있었다. 논의가 이처럼 미흡한데 어떻게 날치기 통과시킬 생각을 했을까. 민주당은 최근 당론을 정하기 전까지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여 빈축을 샀다. 이 달 초에 영주권자 배제, 해외체류 햇수에 따른 선거권 제한등의 안을 언론을 통해 흘려보냈다가 동포사회의 거센 항의에 부딪혀 거둬들였다.

아직까지 큰 논란으로 남은 것은 1인2표제로 실시되는 국회의원선거 중 1표만 부여하는 것이 옳은가이다. 절차가 번거롭다면서 지역구 후보 선출권은 제외하고 비례대표 선출권만 주겠다는 것이 정치권의 공통된 입장이다. 이렇게 되면 재외국민참정권연대와 같은 동포단체들이 헌법소원을 제기하겠다고 예고해왔다. 문제 해결방안으로 민주당 강기정 의원은 현재 추진하는 재외선거제와 별도로 주민등록이 있는 해외체류자에게 부재자투표를 실시하자는 안을 냈다. 그러나 영주권자가 제외되는 문제가 여전히 남는다.

해외선거구도 제대로 검토를

해외선거구를 두어 재외국민 대표를 국내에 보내는 대의제는 검토 대상에 오르지도 못했다. 이 제도는 이미 이탈리아와 포르투갈이 실시하고 있으며, 점차 선진국들에서 논의가 진전되고 있다. 우리 현실에 맞춰 적절한 시기부터 실시한다는 부칙을 두면 될 일이다.

2월에 선거법이 통과되면 300만 재외국민이 37년 만에 다시 유권자가 된다. 외국생활 중 다양한 경험을 축적해온 해외동포들이 함께 국정을 논의하고 결정하는 시대가 열린다. 그 동안 우리사회 진전에 발목을 잡아온 한국적 특수성이라는 질곡에서 벗어나 세계적 보편주의를 향해 나가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김제완 재외국민참정권연대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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