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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본사 땅에 '제2 코엑스' 짓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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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본사 땅에 '제2 코엑스' 짓나

입력
2009.01.29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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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의 마지막 노른자위 땅으로 꼽히는 삼성동 한국전력 본사 부지 개발사업이 급물살을 타게 됐다. 면적만 약 8만㎡(2만4,000여평), 가치로 따지면 1조원이 넘는 말 그대로 금싸라기 땅이다.

정부의 공기업 지방이전계획에 따라 혁신도시로 본사를 옮겨가게 될 한전은 당초 이 땅의 부지만 매각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지난 해 민간기업(LG전자) CEO 출신 김쌍수 사장이 취임하면서, 직접 개발쪽으로 방향을 바꿨다. 맨땅으로 파는 것보다, 개발해서 파는 것이 훨씬 남는 장사이기 때문이다.

한전은 현재 본사 부지를 현물 출자, 민간과 공동으로 부동산 개발사업을 진행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 일종의 '시행사' 역할을 해보겠다는 구상이다.

사실 한전은 지난해와 올해에만 4조원 이상의 적자가 예상되고 있다. 어차피 전기를 팔아서 이 손실을 메우기는 힘든 상황. 때문에 본사부지 개발이익은 한전의 수익개선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선택이다.

김 사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삼성동 본사 부지를 비롯, 전국의 보유 토지를 활용한 부동산 시행사업을 추진함으로써 수익 구조를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현행 법규상 한전은 전력사업만 가능한 만큼, 부동산 시행사업 진출이 가능하도록 정부에 관련 규정개정까지 요구한 상태다.

개발이익은 얼마?

부동산 전문가들은 "한전 삼성동 부지는 개발만 한다면 상상을 초월하는 이익이 보장된다"며 "지금 땅값 보다 3배 이상 올라 최소 3조원 이상으로 치솟을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실제 한전 삼성동 본사 부지는 현재 3.3㎡(1평)당 6,000만~6,500만원을 호가하는 강남 최고의 금싸라기 땅이다. 현재 이 부지는 장부가 4,500억원, 공시지가 기준 6,500억원이지만, 실제 가치는 1조2,000억원 정도로 추정된다.

'규모의 경제'도 엄청나다. 부지 규모는 도곡동 타워팰리스(7만3,000㎡)보다 넓고, 인근 삼성동 아이파크(3만2,259㎡)의 2.5배나 된다. 더욱이 한전 본사 부지는 상업용이 3,300㎡, 나머지 7만5,941㎡는 주거용이어서 대단위 주상복합단지 개발이 가능하다.

고급 주상복합 아파트를 지을 경우 단숨에 강남의 랜드마크로 부상하면서 2조원 이상의 개발이익을 안겨줄 것으로 예상된다. 주거용 건물로 분양할 경우, 강남구 평균시세인 평당 약 3,500만원, 평당 건축비 350만원, 용적률 200%를 가정하면 1조5,000억원의 개발이익이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어떤 용도?

하지만 한전은 이 땅에 아파트를 짓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입장이다. 한전의 공공적 성격에 맞게 대형 컨벤션센터나 전시장, 그리고 쇼핑몰이 결합된 '제2의 코엑스몰'로 조성한다는 구상이다.

이 안이 추진된다면 코엑스몰 개발 노하우를 가진 한국무역협회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 이미 이희범 무역협회장은 지난 해부터 한전 부지 개발에 관심을 표명하며 구체안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역협회는 코엑스 건너편에 위치한 한전 부지를 지하로 연결, 연면적 12만5,620㎡ 규모의 코엑스 몰과 연계해 지하 쇼핑센터를 건립하고, 지상에는 컨벤션센터와 전시장을 지어 제2의 코엑스로 육성한다는 복안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전 관계자는 "한전이 부동산 개발사업을 추진하려면 정부와 국회에 대한 설득 작업과 함께 제도 개편이 필요하다"며 "아마도 구체적인 사업 추진은 그 이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인호 기자 yih@hk.co.kr

정민승 기자 ms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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