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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크아웃 건설사들 "살 안빼면 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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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크아웃 건설사들 "살 안빼면 죽는다"

입력
2009.01.29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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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의 12개 건설사 퇴출 및 워크아웃 결정에 따른 후폭풍이 거세다. 해당 건설사는 물론이고 등급 하향(B→C) 조정이 예상되는 건설사까지 자구책 마련에 부산을 떠는가 하면, 분양 계약자들도 계약 해지와 중도금 납입 거부 움직임을 보이는 등 업계 전체가 술렁이고 있다.

자산 매각 등으로 현금확보 총력

22일 업계에 따르면 워크아웃 대상 건설사들은 일제히 사내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 인력 및 자산ㆍ사업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신속하고 과감한 구조조정 만이 살길이라는 판단에 따라 인력 감축과 사옥 매각, 사업지 정리, 미분양 할인 분양 등 유동성 확보에 총력전을 펴고 있다.

외환위기 때도 공적자금을 지원 받지 않고 자력 회생했던 풍림산업은 C등급 판정을 아쉬워하면서도 TF팀을 만들어 조기 수습에 나섰다. 인력 감축과 강남사옥(1,000억원 상당) 매각, 조치원 공장 처분 등을 통해 구조조정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외환위기 당시 580%에 달하는 부채비율을 공적자금 지원 없이 320%까지 낮췄는데, 이것이 빌미가 됐다"며 "아쉽지만 위기가 기회라는 생각으로 조기 워크아웃 졸업에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월드건설도 강남 사옥과 사이판의 월드리조트 등 보유 부동산을 처분하기로 했다. 월드건설 관계자는 "분양 받은 공공택지 4개 필지 등 돈 되는 자산은 일단 매각한다는 게 최고경영진의 방침"이라고 전했다.

지난해부터 강남 교대역 인근 사옥 매각과 조직 슬림화를 단행해온 우림건설은 수도권의 사업지 일부를 추가 매각할 예정이다. 우림건설 관계자는 "빠른 시일 내 워크아웃 결정이 내려져 자금 지원을 받는 게 낫다고 보고 자구책을 마련 중"이라며 "주채권 은행과 협의해 구조조정을 조속히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수건설은 전담팀을 구성해 인력 감축과 사업지 매각을 추진하는 동시에 주택 비중을 크게 줄이는 새로운 사업 포트폴리오를 짜고 있다. 대림산업 계열인 삼호와 롯데그룹 계열인 롯데기공도 21일부터 전담팀을 구성해 정상화 방안을 찾고 있다. 이들 대기업 계열사는 그간 구조조정 속도가 더딘 상황이어서 향후 대대적인 인력 감축이 예상된다.

D등급(퇴출)을 받아 자금 지원이 중단된 대주건설은 조만간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신속한 구조조정만이 살길

워크아웃 대상 건설사의 아파트를 산 계약자들도 불안에 떨고 있다. 대다수 계약자들이 해당 건설사에 공사 중단이나 입주 지연 여부를 문의하는 가 하면, 일부 계약자는 해약까지 요구하고 있다. 건설사 직원들은 "공사에는 전혀 지장이 없고, 설사 최악의 상황이 되더라도 주택보증을 통해 보호 받을 수 있다"며 계약자들을 안심시키고 있다.

모 건설사 임원은 "계약자들이 구조조정 발표를 회사가 망하는 것으로 오해해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며 "정부 차원에서 '구조조정=부도'가 아니라는 것을 인식 시켜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른 건설사 관계자도 "최근 할인 분양을 통해 수도권 미분양 물량을 일부 팔았는데 워크아웃 결정 이후 문의가 단 한 건도 없다"며 "기존 계약자들까지 동요할까 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신속한 워크아웃 졸업 만이 최선책이라고 지적한다. 그러려면 업체들의 뼈를 깎는 자구노력 외에 정부의 측면 지원도 요구된다. 김선덕 건설산업전략연구소장은 "워크아웃 대상이라도 회생 가능성이 있는 기업은 조기 자금지원 등을 통해 정상화해야 계약자나 협력업체 등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송영웅 기자 hero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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