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경기 침체로 주머니 사정이 어려워진 젊은이들이 결혼의 꿈을 포기하고 있다.
통계청이 28일 발표한 '월간 인구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혼인건수는 29만1,000건으로, 1년 전 같은 기간과 비교해 4.8%(1만4,700건) 줄어들었다. 통계청이 월별 혼인건수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04년 이후 11월까지의 누적 혼인건수가 감소하기는 처음이다.
특히 1년 중 최대 결혼시즌으로 꼽히는 11월(2만7,000건)에만 2007년 같은 달 대비 19.6%(6,600건)나 급감했고, 10월(2만5,700건)에도 6.5%(1,800건) 줄었다. 미국발 금융위기로 촉발된 불황의 여파가 국내에 본격적으로 미치면서, 적립식 펀드 등에 넣어둔 결혼자금이 반토막 난 젊은이들이 결혼을 미루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통계청 전백근 인구동향과장은 "경기 침체로 펀드 등 자산가치가 떨어지면서 목돈 마련이 어려워져 결혼을 늦추는 젊은이가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당분간 혼인건수는 하락세를 면치 못할 것 같다"고 내다봤다. 외환위기가 발생한 1997년 이후 2003년까지도 연간 기준 혼인건수가 줄었다.
지난해 6월 시행에 들어간 이혼숙려기간제의 영향으로 이혼건수도 7월 이후 감소세를 지속, 11월까지 10만6,200건으로 1년 전(11만4,900건)보다 7.6% 줄었다. 1~11월 출생아수는 43만4,800명으로 5.5% 감소했다.
문향란 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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