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들이 사라지고 있다.
기온 상승과 이로 인한 극심한 가뭄 때문에 나무들이 30년 전보다 2배 이상 빠른 속도로 죽어가고 있다. 온난화와 가뭄이 결합된 최악의 기후가 장기간 지속하면서 나무들이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힘이 현저히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와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1955년부터 축적된 미국과 캐나다 지역의 삼림 데이터를 바탕으로 과학자들이 분석한 결과 76개 숲에서 자라는 나무들의 사망률이 평균 87%나 치솟았다. 일부 지역은 17년 만에 사망률이 2배 이상 증가하기도 했다.
오래 전부터 온대성 삼림지역이 형성된 미국과 캐나다 서부 지역은 지난 수년간 평균 기온이 1도 이상 폭등하면서 피해가 특히 컸다. 연구를 이끈 필립 반 만트겜 교수는 "1도 상승은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강수량 감소의 원인이 되고 겨울철 해빙을 촉진해 여름철 가뭄기간을 늘리는 파급효과를 가져온다"고 분석했다.
특히 기온상승과 가뭄이 수십 년간 반복된 결과 나무들이 왜소해져 전반적으로 산불에 취약해졌고 병충해에도 급격히 저항력을 잃었다. 기온상승은 해충 번식도 늘려 수목의 크기와 종류에 상관없이 사망률을 급격히 높였다. 나무의 사망률이 치솟으면서 작은 수목들만 남게 되자 이산화탄소 흡수량도 줄어들어 기온상승을 가속화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과학자들은 경고했다.
캐나다의 브리티시 콜롬비아주와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삼림은 물론 고산 지대인 콜로라도주 북서부의 거대한 소나무 숲도 이미 심각하게 파괴됐다. 제리 프랭클린 워싱턴대 교수는 "이 같은 결과는 전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지구 온난화 현상을 빼고는 설명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강철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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