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건스탠리가 22일 금년도 한국경제 성장률을 –2.8%로 전망했다. 이날 BNP파리바는 우리경제 성장률이 무려 –4.5%로 추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경제전망이 어둡다는 것은 세상이 다 아는 사실. 하지만 외국계 기관들이 내놓는 전망수치는 국내 기관들과 너무도 차이가 난다. 국내 기관들이 소폭이나마 플러스(+) 성장을 예상하는 것과는 달리, 외국계 기관들은 거의 예외 없이 마이너스(-)를 점치고 있다. 21일 국제신용평가기관인 피치는 -2.4%의 전망치를 내놓았고, 앞서 UBS(-3.0%), 골드만삭스(-1.0%), 메릴린치(-0.2%), HSBC(-0.6%), 노무라증권(-2.0%) 등 외국계 증권사들도 한결같이 후퇴성장을 예상했다.
국내기관들이 너무 낙관적으로 보는 것일까. 아니면 외국기관들이 너무 비관적으로 보는 것일까. 혹시 다른 '배경'이 있는 것은 아닐까.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외국 기관들의 경우 '극과 극'으로 보려는 경향이 있다"라며 "좋을 때는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나쁠 때는 심하다 싶을 정도로 비관적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우리나라를 포함해 세계 각국이 내놓은 경기 부양책이 언제부터 어떤 강도로 효과를 발휘할 지가 올해 경제의 관건인데 외국 기관들은 그 시점이나 강도 모두 부정적으로 본다는 것. 게다가 비즈니스에 신경을 써야 하는 외국기관으로서는 '눈길'을 끌기 위해 '과감한'수치를 내놓곤 한다는 게 조 센터장의 이야기이다.
전성인 골드만삭스 상무는 이에 대해 "고용, 내수, 수출 등 모든 수치 자체가 나쁘기 때문에 경제 성장률 자체가 나쁘게 나올 뿐"이라며 "뭔가 다른 '뜻'을 가지고 일부러 한국 경제를 나쁘게 본다는 시각은 잘못"이라고 말했다.
외국 기관들이 기본적으로 한국경제의 미래를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점도 작용하고 있다. 한 외국계 투자기관의 관계자는 "중국, 인도 등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나라에 비해 한국은 인구 노령화 속도가 빠르게 진행하고 있고 성장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시각이 깔려 있다"고 설명했다.
전망치를 내놓는 과정 자체가 국내 기관과 다르다는 의견도 있다. 김진성 푸르덴셜투자증권 부장은 "외국기관들은 대체로 경제전망의 기초자료도 자체적으로 만들어 활용하기 때문에 경제상황의 변화를 좀 더 빨리 과감하게 반영한다"고 말했다. 반면 국내 기관들은 정부의 눈총이나 여론을 의식해, 가급적 '긍정적 수치'로 '마사지'(통계치를 적당히 조절하는 행위)하는 관행이 있다는 평가다.
박상준 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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