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는 당초 올해 말께 회복될 것으로 예측했지만, 지난 연말에 경제 여건이 급격히 악화해 그런 전망을 할 수 없게 됐다. 아마도 2010년까지 경기불황은 계속 이어질 것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랜달 존스(사진) 경제국 선임이코노미스트는 23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OECD가 본 한국 경제의 상황과 과제'라는 강연에서 수출과 생산 등 한국 경제의 실적이 악화되고 있어 "올해는 매우 어려운 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존스씨는 지난해말 OECD가 펴낸 2008년 '한국경제조사보고서'를 작성한 한국 경제 전문가다.
"한국은 지난해 9월 금융위기가 본격화하기 이전부터 성장 둔화가 시작됐다"는 그는 "한국은행이 발표한 지난해 4분기 성장률 잠정치 -5.6%는 싱가포르의 -16%보다는 나을지 모르겠지만 매우 심각한 수치로 이는 결국 올해가 매우 어려운 해가 될 것이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존스씨는 "한국은 글로벌 경제 통합이 진행되면 될수록 세계 경제에 변동이 일어났을 때 받을 영향이 클 수밖에 없고 따라서 이번 경제위기의 충격도 크다"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는 "높은 저축률 등 금융 자본과 관련해서는 특별히 한국이 자금 부족 상태는 아니다"면서도 "건전한 경쟁을 더 늘리기 위해 외국인의 주식과 자산 보유를 높이고 외국인 직접투자를 더욱 유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정부의 환율 개입에는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그는 "한국정부가 환율안정을 위해 외환시장 개입을 생각할지 모르지만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환율 변동이어서 시장 개입으로 안정화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금융정책은 금융시장 안정화를 우선해야 하며 인플레이션은 크게 잡아도 5%일 것이고 향후 급격히 줄어들 것이어서 성장을 중시하는 정책을 펴야 한다"고 주문했다. 법인세와 개인소득세를 줄이려는 감세 정책도 사회보장비 등 재정 확충이 필요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추천할 만한 정책은 아니라고 말했다.
일부 낙관론도 피력했다. 그는 "경제 회복이 시작되기까지가 어렵긴 하지만 원화 환율이 엔에 비해 50% 정도 오르는 등 쇼크에 가까운 한국 경제 상황은 일단 경제가 회복되면 수출이 급속도로 좋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그는 현재의 한국 경제가 1997년 외환위기 때와는 다르다는 점을 강조했다. "최근 한국의 주가 급락이나 원화 가치 하락을 보면 97, 98년 금융위기와 비슷하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그때와 지금은 원인이 다르다"며 "97년에는 금융부분이 취약했지만, 이후 경제개혁을 통해 크게 개선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의 금융부분은 지금 50% 이상이 외자 보유인 점 등을 볼 때 10년 전에 비해 매우 강하고 건전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도쿄=김범수 특파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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