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자였던 반도체와 LCD가 이젠 발목을 잡는다. 삼성전자의 적자반전은 두 제품의 가격하락이 주된 원인이었다. 올해도 상황은 여의치 않아 보인다.
■ 반도체, LCD 적자 심각
반도체의 경우 4분기가 크리스마스 등 디지털 기기 수요가 많은 계절적 성수기인데도 수요가 살아나지 못하면서 가격(1Gb D램 기준)이 3분기 대비 48% 급락했다. 여기에 PC출하마저 2% 가량 줄면서 반도체수요가 급감, 연결 기준 6,900억원의 적자가 발생했다.
LCD 역시 TV, 모니터, 노트북용 패널의 평균 판매 가격(ASP)이 3분기 보다 19~26% 떨어지면서 4분기에 연결 기준 2,300억원의 적자가 발생했다. 반도체와 LCD에서만 4분기에 9,200억원의 적자가 발생한 셈이다.
그나마 손실을 줄인 것은 휴대폰과 TV. 휴대폰은 4분기에 세계 시장침체 속에서도 5,280만대를 팔아 분기 사상 최대 판매 기록을 세웠다. 고가의 프리미엄폰과 신흥시장을 겨낭한 중ㆍ저가폰을 함께 판매한 시장다각화 전략이 주효했다.
TV는 미국 추수감사절 이후 연말까지 이어지는 세일기간에 집중적 가격할인과 마케팅 공세를 편 덕분에 1,100억원의 흑자를 내며 세계 1위 자리를 지킬 수 있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마케팅 비용이 1조9,481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2배 가까이 증가했다.
■ 올해도 불투명
삼성전자는 아직까지 금년도 사업계획을 제대로 세우지 못한 상태. 28, 29일 열릴 최지성 사장 주재 경영전략회의가 끝나봐야 대체적 사업목표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애널리스트들은 삼성전자가 1분기에도 적자가 이어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반도체와 LCD는 상반기 업황 개선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삼성전자측은 하반기에나 수요회복을 예상하고 있다. 이명진 IR팀장은 "반도체 가격이 바닥 근처이지만 3,4월을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휴대폰과 TV는 보다 공격적인 전략을 펼칠 계획이다. 휴대폰은 세계 시장 규모가 지난해보다 5~10%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지만 고가폰과 저가폰 시장을 적극 공략해 연간 2억대 이상 판매할 방침. 이 상무는 "고가폰에서는 스마트폰 비중을 지난해보다 2배 이상 늘리고 100달러 미만의 저가폰도 판매를 늘리겠다"고 강조했다.
TV도 세계 시장 규모가 지난해보다 10% 가량 축소될 전망이다. 그러나 LCD TV는 지난해보다 수요가 10% 늘어날 것으로 보고 신흥 시장을 적극 공략할 계획이다.
최연진 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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