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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석(要石)' 김석기 결국 '사석(捨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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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석(要石)' 김석기 결국 '사석(捨石)'?

입력
2009.01.29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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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경찰청장 후보자인 김석기 서울경찰청장의 퇴진 여부를 놓고 오락가락하던 청와대가 시기를 늦춰가며 카드로 활용한 뒤 퇴진시키는 쪽으로 의견을 모아가고 있다. 바둑으로 치면 당초에는 사석(死石ㆍ죽은 돌)론이 대세였는데 점차 요석(要石ㆍ상대편 돌의 세를 끊는 중요한 돌)론이 급격히 대두하더니 최근에는 사퇴시키되 최대한 활용하는 사석(捨石ㆍ버릴 셈 치로 작전상 놓는 돌)론이 힘을 얻고 있다.

청와대의 공식 입장은 시종일관 "2월 초 검찰의 최종 조사 결과를 보고 김 청장의 거취에 대한 입장을 정리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내부적으론 기류가 계속 변했다.

김 청장은 처음엔 마땅히 버려야 할 카드로 여겨졌다. 사태 수습을 위해 김 청장의 퇴진이 빠를수록 좋다는 의견이 대세였다.

그러나 정권의 핵심층에서는 다른 의견이 나왔다. 불법 폭력 시위에 대한 지적 없이 무조건 경찰 책임만 묻는 것은 문제라고 제동을 걸고 나섰다. 이는 대안 부재론과 맞물려 김 청장의 임명 강행으로 해석됐다. 그러다 보니 법 질서 확립을 위해서는 김 청장의 임명을 강행해야 한다는 기류가 형성되기 시작했다."이번 참사는 법 질서 확립의 전선으로 삼아야 할 사안이지 특정인의 진퇴와 연결 지을 사안이 아니다"는 강경론이 청와대에서 빈번히 흘러나왔다.

그러나 김 청장에 대한 여론이 계속 좋지 않자 최근에는 퇴진시키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시기조절이 필요하다는 사석(捨石)론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당장 퇴진시킬 경우 무조건 경찰의 과잉 진압이 원인이었다는 인식을 줄 수 있고, 야당이나 시민단체의 공세도 더욱 불을 뿜을 것이니 일단은 진상규명이 끝날 때까지 시간을 갖고 기다리되 김 청장은 비록 법적 책임이 없는 것으로 드러나도 도의적 책임을 물어 그만두게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할 경우 김 청장을 퇴진시키더라도 검찰 조사를 통해 불법 시위의 문제점을 최대한 부각시킬 수 있고, 관련 대책 마련을 위한 공감대도 형성할 수 있어 좋다는 것이 사석(捨石)론의 착점이다. 한나라당에서도 이 같은 의견이 주류를 형성하고 있다.

이와 관련, 청와대 관계자는 "법적 문제뿐 아니라 도덕적, 정치적인 부분까지 총체적으로 봐야 한다"면서 "이번 사안은 이성으로 해결해야 할 사안이지만 감성도 무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한 핵심 참모도 '김석기 카드를 끝까지 고집할 것이냐'는 질문에 "과연 그렇게 생각할 사람이 청와대에 있겠느냐"고 말했다.

염영남 기자 liber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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