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정부가 세계최초로 인간 배아줄기세포를 이용해 척추손상 환자를 치료하는 임상시험을 허용했다고 23일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조지 W 부시 전 미국대통령이 위스콘신대학의 관련 연구에 대한 재정 지원을 중지시킨 지 10년 만에 허용된 것이다.
미국 연방식품의약청(FDA)는 이번 허용에 정치적 고려는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버락 오바마 새 대통령이 전임 대통령이 인간 줄기세포 연구에 대한 재정적 지원을 금지했던 조치를 해제하겠다고 밝혀 온 것이 이번 결정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NYT는 분석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3월에 관련 임상실험 허용을 FDA 요청했으나, 당시에는 승인을 거부 당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본사를 둔 생명공학기업 제론(Geron)사는 올 여름 세계 처음으로 임상시험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22일 밝혔다. 이 회사 최고경영자(CEO) 토머스 오카마는 미국 내 4~7개 병원에서 총 8~10명의 환자에게 배아줄기세포에서 파생된 세포를 주입하는 임상시험을 실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시험은 양팔을 움직일 수 있지만 걷지 못하는 하반신 마비 증상이 발생한 지 2주일 이내의 환자들에게 배아줄기세포에서 증식된 세포를 1회 주입하는 것이다. 줄기세포 주입에 앞서 환자들에게 2개월 동안 거부반응 억제제를 주사하고 환자를 적어도 1년간 관찰한다. 오카마 CEO는 치료의 안전성을 시험하기 위한 임상시험이나 연구진은 다리의 감각이나 운동 신경이 개선되는 징후가 나타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럿거스대 척수 손상 연구원 와이즈 영 박사는 "이번 임상시험에 척수손상 환자들이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고 AP통신에 밝혔다.
배아줄기세포는 신체 각 세포로 발달할 수 있어 과학자들이 오랫동안 이를 이용한 대체 세포 창출과 치료를 기대해왔다. 하지만 부시 행정부가 보수적 기독교 단체의 연구 반대 여론에 손을 들어주면서 미국에서는 그 동안 연구가 사실상 금지되어 왔다.
정영오 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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