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가 빠른 속도로 추락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분기 대비 5.6%, 전년 동기 대비 3.4%를 각각 기록한 것은 우리 경제가 상상을 뛰어넘는 수준으로 나빠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유일한 버팀목이었던 수출이 11.9% 줄어들고, 투자가 16.1% 감소한 것은 충격적이다. 수출시장이 무너지고, 성장잠재력도 고갈되고 있음을 나타내는 우울한 지표들이다.
감원 등에 따른 고용 쇼크에 이어 성장률 쇼크까지 겹쳐 한국경제는 심각한 침체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다. 올해는 더욱 잿빛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상반기 성장률이 마이너스 2.6%로 떨어지고, 연간 성장률도 0.7%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11월 예상했던 3.3%보다 대폭 낮춰 잡은 수치다. 외국 금융기관들은 우리 경제가 제로 내지 마이너스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는 등 더욱 비관적 전망을 내놓고 있다. 상당기간 혹독한 침체의 터널을 지나야 하는 초비상 상황을 맞이하고 있는 셈이다. 외환위기 때는 수출호조로 급속히 회복되는 V자형을 나타냈지만, 지금은 선진국경제가 엉망이어서 침체기간이 길어지는 U자형이 불가피해졌다.
새 경제팀은 재정 통화 금융 등 모든 정책수단을 총동원하고, 추경 편성 등 제2, 3의 추가 비상대책을 내놓아 전방위적 경기부양에 나서야 한다. 경기 하강 속도가 워낙 빨라 재정지출을 조기에 집행하고 규모도 늘려 꺼져가는 내수를 살려야 한다. 금리도 더 내려 신용경색을 해소하고, 가계 및 중소기업의 자금난을 덜어줘야 한다. 상황이 더 나빠진 만큼 1기 경제팀이 세운 거시경제정책을 재점검, 경기부양의 폭을 넓힐 수밖에 없다.
경기대책의 최우선 순위는 일자리 대책과 사회안전망 확충에 둬야 한다. 2월에 일자리를 얻지 못한 60만명의 청년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오고, 직장인들이 직장에서 쫓겨나는 고용대란이 확산되면 사회시스템이 위협 받을 수 있다. 우리 경제의 썩은 사과를 도려내는 부실기업 구조조정도 서둘러 시장의 불확실성을 제거해야 한다. 새 경제팀은 '시간과의 싸움'을 벌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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