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가을. 전 세계 주식시장이 활황이던 당시 객장에는 평소 주식에 관심 없던 아기 엄마나 종교계 종사자까지 나타나는 등 사실상 온 국민이 해외 펀드에 열광했다. 지나고 나서 보면, 그 때가 고점이었지만 펀드 투자 바람이 워낙 거셌던 터라 전문가들 조차 '꼭대기에 다 왔다'는 징후를 알아차리지 못했고 설사 그런 전망이 있더라도 우스개 거리로 여겼다.
더욱이 중국 펀드 하나 가입 안 하면 세상 물정 모르고 뒤떨어지는 대접을 받던 사회 분위기 탓에 '묻지마 펀드'를 만들어내고 말았다. 가입만하면 대박을 낼 것처럼 환상을 심어준 판매회사도 문제고, 사이비 종교 단체의 행사에 참석하는 것처럼 이것 저것 따져보지도 않고 줄을 서서 펀드에 가입하려 했던 일부 투자자의 모습은 안타까운 기억 중 하나다.
당시 가입했을 경우 중국 펀드 대부분은 현재 50%이상 손실이 난 상태다. 올해 미국 월가의 투자 전략가들은 투자유망 신흥국가로 'ICK(India China Korea, 인도 중국 한국)'를 선택하면서 중국에 대한 애정이 여전하다는 점을 보여줬다.
특히 중국 정부가 발표한 4조 위안 규모의 경기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했지만 투자액 대부분이 실업난 해소를 위한 사회간접자본(SOC)에 쓰일 것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정책 효과가 나타날 때까지는 시간이 꽤 걸릴 것으로 보인다.
2007년 중국 펀드에 가입했던 고객 중 일부는 "중국이 망할 리 없으니 수익률이 회복될 때까지 가지고 있겠다"고 한다. 하지만 시장은 아무런 걱정거리 없이 조용히 흘러가지 않는다. 뉴스와 예측하지 못했던 변수가 나타날 때마다 시장은 요동칠 것이고 어지간한 인내심으론 기다리기 힘들 것이다.
따라서 중국 시장이 2008년10월 초 수준(홍콩 H지수 8,300포인트)에 근접하면 환매를 통해 현금화하고 대신 국내 시장에 대한 투자를 생각해 보는 것이 좋겠다.
장기적으로 중국 등 이머징 마켓에 대한 적립식 투자는 효과적일 수 있지만 경기 침체를 고려하면 짧은 시간 안에 본격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 반면 국내 주식형 펀드는 해외 주식형 펀드에 비해 수급도 안정적이고 비과세 혜택도 얻고, 넣었다 뺐다 하는 시간을 줄일 수 있는 등 유리한 점이 많다.
올해 국내 주식 시장이 박스 권 형태로 바닥을 다지는 횡보장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예상 밴드의 상단(1,300~1,400 포인트)에서 환매 후 하단(900~1,000포인트)에서 재 진입하는 단기 매매를 통해 수익을 추구하고, 안정 추세를 이어갈 경우 장기 보유 하는 형태로 가져간다면 더 효과적일 것이다.
최영철 한국투자증권 죽전지점 부지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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