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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 바오로의 삶 다룬 화제의 뮤지컬 '이마고 데이' 기획 현요한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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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 바오로의 삶 다룬 화제의 뮤지컬 '이마고 데이' 기획 현요한 신부

입력
2009.01.22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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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 바오로의 정신을 통해 우리 사회의 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천주교는 요즘 사도 바오로 탄생 2,000주년 특별희년을 보내고 있다. 로마 교황청이 지난해 6월28일부터 올 6월29일까지 1년을 바오로에게 바치는 '바오로의 해'로 정함에 따라 각 교구와 수도회들마다 바오로의 영성을 배우기 위한 성지순례와 특별미사 등이 한창이다.

이 가운데 바오로의 삶을 무대에 올린 창작뮤지컬 '이마고 데이'가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제주에서 공연을 시작한 이 뮤지컬은 천주교 신자들 사이의 입소문만으로 인파가 몰려 이 달 초 서울 공연을 마치고 현재 광주에서 공연중이다. 각 교구에서 관람 신청이 쇄도해 2월 부산 등 여러 교구를 순회한 후 다시 서울에서 공연할 예정이다.

바오로는 원래 그리스도교 박해에 앞장섰지만 회심하고 나서 소아시아와 그리스, 이탈리아 반도로 전도여행을 하며 그리스도교를 유대민족의 종교에서 세계종교로 발전시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리스도교에서 바오로 사도는 예수님 다음으로 가장 큰 의미가 있는 사도인데, 탄생 2,000년을 맞아 사도의 정신을 어떻게 충실하게 구현할 것인가 하는 막중한 책임감이 마음속 깊은 곳에서 올라왔습니다. 사도의 정신을 뮤지컬을 통해 승화시키고 싶었습니다."

뮤지컬을 기획한 현요안(제주교구 연동성당 주임사제) 신부는 "유대민족 안에 갇혀있었던 그리스도교가 바오로를 통해 지중해 지역에서 보편적인 진리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면서 "유대와 이방인을 통합, 화해시킨 바오로의 영성을 통해 서로 충돌하는 가치들을 조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마고 데이(Imago Dei)는 '하느님의 모상(模像)'이라는 뜻의 라틴어. 하느님을 대신할 수 있는 인간의 모습을 말하는데, 신학하는 사람들은 예수를 이렇게 부른다.

현 신부는 이 세상에 하느님의 모습을 잘 드러내는 역할을 한 인물이 바오로라고 생각해 이런 타이틀을 붙였다고 했다. 바오로가 회심하기 전부터 시작해 사도로서 부름을 받고 공동체와 갈등을 겪으며 전도를 하는 과정 등 일대기를 그리고 있다.

현 신부는 "종교극들이 교조적이고 정답을 정해두기 마련이지만 '이마고 데이'는 바오로나 그와 대립했던 제사장이나 각자 자기 안에서 무엇이 진리인가를 놓고 갈등하는 점을 보여주고 정답을 제시하지 않는다"면서 "진리를 추구하는 과정을 신앙인뿐만 아니라 비신앙인도 흥미롭게 보고 즐길 수 있도록 표현했다"고 말했다.

교회의 공연은 대부분 수준이 낮다는 인식 때문에 '이마고 데이'도 초기에는 별다른 관심을 끌지 못했지만 공연을 보고 감동을 받은 사람들의 입소문을 타고 흥행에 성공했다. '이마고 데이'는 로마에서도 화제다.

현재 전 세계에서 5개의 바오로 관련 뮤지컬이 공연 중인데 이탈리아에서 4개가 공연되고 있고, 이탈리아 밖에서는 '이마고 데이'가 유일하며 규모도 가장 크다고 한다.

현 신부는 7년 전부터 제주 연동성당에서 해마다 소규모 뮤지컬 공연을 해온 것을 비롯해 2006년 순교자 현양대회의 '순교 퍼포먼스', 2007년 한국청년대회의 여러 공연과 퍼포먼스를 통해 문화사목의 가능성을 모색해왔다.

"현대는 문화시대입니다. 현대인의 행복한 삶은 문화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종교가 문화를 영성적으로 순화시켜야 하는 시대가 도래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현 신부는 "문화와 영성을 아우르는 노력이 다른 교구, 다른 종교에서도 이루어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남경욱 기자 kwn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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