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자는 20일 오전 9시 대통령의 교회로 불리는 성 요한 교회에서 아침 예배를 시작하는 것으로 취임식 당일 공식일정을 시작했다.
취임식 당일 아침 예배는 1933년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이 예배를 본 후 관례화됐다. 오바마 부부는 예배를 마치고 오전 11시께 퇴임하는 조지 W 부시 대통령 부부와 함께 취임식장인 의사당에 도착했다. 취임식은 오전 11시30분 해병대 군악대의 축하 팡파르와 함께 시작했다.
축하 팡파르에 이어 샌프란시스코 소년ㆍ소녀 합창단의 축가와 취임식 준비위원장인 다이앤 파인스타인 민주당 상원의원의 환영인사, 릭 워런 캘리포니아 새들백 교회 담임목사의 축하 예배와 '소울 음악의 여왕' 아레사 프랭클린의 축하공연이 이어졌다.
조지프 바이든 부통령 당선자의 취임선서 후 아이작 펄만(바이올린)-요요마(첼로)-가브리엘라 몬테로(피아노)-앤서니 맥길(클라리넷)의 축하 4중주가 울려 퍼졌다.
낮 12시 마침내 오바마의 대통령 취임선서와 연설이 시작됐다. 오바마는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국정운영 청사진을 제시하고 편견과 이념을 넘어 국민통합을 이뤄내겠다고 역설했다.
연설이 끝나자 시인 엘리자베스 알렉산더의 축시와 조지프 로워리 목사의 축복 기도가 뒤따랐고 해군 군악대가 미국 국가를 연주하는 것으로 역사적인 흑인 대통령 취임식은 끝났다. 오바마는 취임식 후 헬기를 타고 백악관을 떠나는 부시 대통령 부부를 배웅했다.
오바마는 앞서 당선자 신분으로는 마지막 날인 19일을 자원봉사활동으로 보내며 45년 전 "나에겐 꿈이 있어요"를 외친 흑인 민권운동 지도자 마틴 루터 킹 목사의 뜻을 차분히 되새겼다.
이날이 킹 목사의 탄생을 축하하는 기념일이어서 그의 자원 활동은 더욱 의미가 컸다. 오바마는 킹 목사를 추모하는 성명서를 통해 "킹 목사의 삶은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봉사의 삶이었다"며 "우리가 오늘 그를 존경하는 것은 잠깐 멈춰 서서 반추하려는 것이 아니라 행동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오바마는 이날 아침 일찍 참전 부상 장병들이 치료를 받고 있는 월터 리드 보훈병원을 예고 없이 방문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했다.
킹 목사의 아들 마틴 루터 킹 3세와 함께 병원을 찾은 오바마는 한시간 가량 머물며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장에서 다친 장병들을 위로하고 그들과 담소를 나눴다. 오바마는 이어 집 없는 10대 청소년의 응급보호시설인 '사샤 브루스 하우스'를 찾아 내부 단장을 하면서 굵은 땀방울을 흘렸다.
겨울 코트를 벗고 흰 와이셔츠의 소매를 걷어 붙인 채 롤러로 파란색 페인트칠을 하던 오바마는 "바로 이 곳이 우리의 모범이 될 수 있는 곳"이라며 "이곳 청소년이야 말로 아직 수도꼭지가 열리지 않은 엄청난 잠재력을 가진 젊은이"라고 말했다.
오바마는 저녁에는 대선 맞상대였던 존 매케인 상원의원, 조지프 바이든 부통령 당선자, 콜린 파월 전 국무장관과 각각 개별 만찬을 가졌다. 오바마 정권인수팀은 "연쇄만찬에 참석한 것은 초당적인 기여를 통해 평생 공직에 복무해온 세 명의 미국인에게 영광을 돌리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오바마는 비행 중 거위 떼와 부닥쳐 엔진이 파괴된 여객기를 허드슨강에 안전하게 불시착시켜 150여명의 생명을 구한 '허드슨강의 영웅' 체슬리 슐렌버거 기장을 만나 격려한 뒤 취임식에 와 줄 것을 요청했다.
워싱턴=황유석 특파원
아침 지하철 훈남~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