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자
그대 영혼의 살림집에
아직 불기가 남아 있는지
그대의 아궁이와 굴뚝에
아직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는지
잡탕 찌개백반이며 꿀꿀이죽인
나의 사랑 한 사발을 들고서,
그대 아직 연명하고 계신지
그대 문간을 조심히 두드려봅니다.
세상에나, 그 옛날, 그렇게 너, 그렇게 뜨거웠니?, 라고 나는 친구에게 말했다. 이층에서 그 사람의 어머니가 바닥으로 뜨거운 물을 붓는데도 꼼짝하지 않고 그 사람을 기다리다니.
우리 아들하고 만나지 마, 우리 아들은 종손이야, 라고 월급 육십만원을 받으며 강사생활을 하던 학원으로 애인의 어머니가 찾아와 다짜고짜 반말부터 하는데도 그의 얼굴만을 생각했다던 친구는 이렇게 말했다.
그 사람, 키가 작아서 사람들 사이에 끼여있으면 보이지도 않아, 어느날 상사에게 뺨을 얻어맞고는 말하더라…, 너 때문에 참았다, 다 집어던지는 건데… 우리 죽지 말고 콱 같이 살아버리자.
그런데도 헤어진 두 사람…, 왜?… 사랑은 뭔가요?(신파조로 말하자면 그렇다는 겁니다. 이 세계의 저속함에 대항해서 싸우시는 분들, 더 발랄한 표현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 모든 당신들에게 이 시의 순간을 바칩니다.
허수경ㆍ시인
아침 지하철 훈남~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