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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로 여는 아침] 그대 영혼의 살림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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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로 여는 아침] 그대 영혼의 살림집에

입력
2009.01.21 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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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자

그대 영혼의 살림집에

아직 불기가 남아 있는지

그대의 아궁이와 굴뚝에

아직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는지

잡탕 찌개백반이며 꿀꿀이죽인

나의 사랑 한 사발을 들고서,

그대 아직 연명하고 계신지

그대 문간을 조심히 두드려봅니다.

세상에나, 그 옛날, 그렇게 너, 그렇게 뜨거웠니?, 라고 나는 친구에게 말했다. 이층에서 그 사람의 어머니가 바닥으로 뜨거운 물을 붓는데도 꼼짝하지 않고 그 사람을 기다리다니.

우리 아들하고 만나지 마, 우리 아들은 종손이야, 라고 월급 육십만원을 받으며 강사생활을 하던 학원으로 애인의 어머니가 찾아와 다짜고짜 반말부터 하는데도 그의 얼굴만을 생각했다던 친구는 이렇게 말했다.

그 사람, 키가 작아서 사람들 사이에 끼여있으면 보이지도 않아, 어느날 상사에게 뺨을 얻어맞고는 말하더라…, 너 때문에 참았다, 다 집어던지는 건데… 우리 죽지 말고 콱 같이 살아버리자.

그런데도 헤어진 두 사람…, 왜?… 사랑은 뭔가요?(신파조로 말하자면 그렇다는 겁니다. 이 세계의 저속함에 대항해서 싸우시는 분들, 더 발랄한 표현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 모든 당신들에게 이 시의 순간을 바칩니다.

허수경ㆍ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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