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중학교 2학년 아이를 둔 엄마입니다. 아이가 지나치게 경쟁적인 현행 교육제도 속에서 잘 적응하지 못하는 것 같다는 생각에 초등학교 때부터 대안중학교에 보낼 계획이었지만 주변의 만류로 포기한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쳇바퀴 도는 듯한 중학교 생활을 하고 있는 아이를 보니 고등학교는 대안학교로 보내는 게 어떨까 하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됩니다.
현재 성적이 중위권 정도로 좋은 대학에 가기도 힘들 것 같고, 공교육 역시 성적 위주로 아이들을 평가하는 분위기인데, 그렇다면 차라리 대안학교에서 인성교육과 체험위주 활동을 통해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찾으며 진정한 성장의 계기를 마련하는 게 어떨까 싶습니다.
하지만 이전에 대안중학교 보내기를 망설였을 때처럼 '과연 아이를 위한 올바른 선택일까' 고민하게 됩니다. 결정을 쉽게 내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A: 주변에서 대안학교 가는 것을 말리는 것은 대안학교에 대해 과거에 가졌던 부정적인 인식과 대학 진학에 불리하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최근 '대안학교'를 표방하는 학교들의 큰 변화를 보면, 반드시 그렇지만도 않습니다.
현재 전국적으로 130여개의 대안학교가 있는 것으로 추산되는데, 이중 정부 인가를 받은 대안학교는 29곳, 비인가 학교까지 포함하면 전국에 100곳(2008년 기준)이 넘습니다.
대안학교는 초기에는 흔히 말하는 중도탈락 학생 비율이 높았지만 해가 갈수록 스스로 대안학교를 선택하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교육과학기술부가 발간한 <대안교육백서> 에 따르면 대안학교 재학생 중 11%만이 학교 부적응으로 입학했지만, 77%는 대안학교를 스스로 선택한 경우(장애 및 질병 3%, 탈북 2%, 가사 2%, 기타 5%)입니다. 이러한 변화에 따라 교육과정 역시 크게 바뀌고 있습니다. 대안교육백서>
초기에 생태체험이나 인성교육 위주였던 것이 10년째인 지금은 진로를 적극 탐색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학교들이 적지 않습니다. 일부 대안학교는 진로탐색·인턴십 연구 등을 반드시 이수하도록 하거나 교과목에 영문학이나 토플·토익을 개설했습니다.
교육과정 중에 1년간 미국·캐나다·호주 등지의 자매학교에서 수업을 받도록 하거나, 대학 진학을 위해 iBT 토플·SAT·에세이 과목을 개설한 학교도 있습니다.
물론 초기 대안학교처럼 국어·수학·사회 같은 국민공통 교과 과목 외 대학수학능력시험과 직접적으로 관계없는 지역활동이나 옷 만들기 등 특성화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대안학교들도 적지 않습니다.
이에 따라 대안학교의 원래 취지대로 기존 교육제도의 문제점을 극복하고자 만들어진 '다른' 학교로 인정받고 자유롭게 공부할 수 있는 곳이라는 인식이 커졌습니다.
성신여대와 인하대 등 일부 대학들은 대안학교 학생들의 창의성과 잠재력을 인정해 대안학교 특별전형을 도입하기도 했습니다.
교육적으로 바람직한 현상일지는 모르겠지만, 일부 대안학교들은 1년에 1000만원이 넘는 학비를 받으며 해외진학이나 명문대 진학을 중심으로 운영되면서 '귀족학교'라는 이미지까지 생기고 있습니다.
이런 까닭에 일부 강남 학부모 사이에서는 '1순위 유학, 2순위 특목고, 3순위 대안학교'라는 말까지 나돌고 있습니다.
이제는 인가 학교의 경우 일반 고등학교나 중학교를 졸업한 것과 같은 자격을 갖추게 됐을 뿐 아니라 일반 고교에 비해 양질의 교육을 제공한다는 이미지가 더욱 강해지고 있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대안학교에 대한 그간의 부정적 인식에 기대어 자녀의 진학을 고려하시기보다 전향적 태도로 대안학교 진학을 검토해보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학교생활에 심각한 부적응을 겪고 있거나, 자유롭고 틀에 박힌 일을 싫어하거나 독창적인 사고구조를 가진 학생들의 경우 획일화된 제도교육에서보다 오히려 대안학교에서 더욱 큰 성장을 하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단 '대안학교'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을 뿐 각 학교마다 교육과정, 교육철학, 학비 등이 천차만별이니 자녀의 성향과 함께 희망 학교의 교육과정, 졸업 뒤 진로실적, 학비 수준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봐야 합니다.
아울러 대안학교 졸업생 역시 85%가량이 대학에 진학(교육과학기술부 발간 <대안교육백서> )하고 있는 것이 현실인 만큼 고교 입학 이후 대학 진학, 사회진출까지 고려한 진로설정을 지속해나가는 게 필요합니다. 대안교육백서>
조진표ㆍ와이즈멘토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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