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만수 장관 등 경제팀 교체
1ㆍ19 개각의 핵심 메시지는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의 교체에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그간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 등 공이 많다"며 강 장관을 보호해 왔지만, '시장'의 불신에 결국 경질을 택했다. 아울러 금융위원장과 재정부 1차관, 청와대 경제수석도 함께 교체하면서 정책지향형인 경제팀을 금융에 밝은 '위기 극복형'으로 재구성한 것이다.
경제팀 외에는 교체 대상을 소폭으로 줄이면서 안정성을 추구한 점이 눈에 띈다. 다만 김하중 통일부 장관은 지난 두 정권에서 '햇볕정책의 전도사' 역할을 자임했던 태생적 한계, 그로 인한 대북정책의 확고한 기조 상실 등으로 경질됐고 대신 이 대통령의 외교안보정책 입안자라 불리던 현인택 고려대 교수가 장막 뒤에서 무대 위에 오르게 됐다.
MB의 복심들, 차관 포진…차관정치 주목
이 대통령의 '복심'들이 주요 부처 차관에 대거 포진한 점이 두드러진다. 앞으로 '차관(次官)정치'를 주시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특히 교과부 1차관에 임명된 이주호 전 청와대 수석, 총리실 국무차장에 임명된 박영준 전 청와대 비서관 등은 1기 청와대 참모진에서 낙마한 지 7개월 만에 복귀, 교육과 국정조율의 중책을 맡게 됐다.
여기에다 기존의 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 이번에 기재부 1차관으로 옮긴 허경욱 청와대 국책과제비서관도 이 대통령의 통치철학을 꿰뚫고 있다는 점에서 이들이 MB노선에 따라 전체 조직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실세 차관의 기용으로 해당 부처의 장관들이 소외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지역안배 속 '회전문, 측근 인사' 비난도
이번 개각에선 지역안배에 고심한 흔적이 엿보인다. 영남이 상대적으로 많으나 대체적으로 고르게 분포했다. 장관급은 경북 경남 제주 전북이 1명씩이고, 차관급에서도 서울과 경북 3명, 충남 충북 전북 2명, 대구 광주 전남이 1명씩 기용됐다. 출신 학교별로는 19명의 새 인물 중 서울대 8명, 고려대 6명 외에 연세대 성균관대 건국대 한국외대 해사 출신이 각 1명. 상대적으로 이 대통령의 모교인 고려대 출신이 많았다.
그러나 원세훈 국정원장 후보자와 함께 3명의 전ㆍ현직 청와대 참모가 복귀했고, 현인택 통일부장관 후보자와 윤진식 경제수석 내정자도 대통령직 인수위 출신들이어서 야권 등에서는 '회전문 인사' '측근 인사'라는 지적이 나온다.
친이(親李)계도 핵분열
한나라당 친이 진영에서도 희비가 엇갈렸다. 정치인 입각이 무산된 데 대한 여당 전체의 소외감은 컸다. 하지만 유독 이 대통령의 형인 이상득 의원과 가까운 인사들은 중용됐다. 권력추의 향배가 드러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다.
박영준 국무차장 내정자는 이 의원의 보좌관 출신이고, 김석기 경찰청장 내정자는 이 의원과 동향이다. 또 원세훈 국정원장 내정자도 이 의원의 지근 인사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친이 진영에서도 이재오 전 의원 계열과 안국포럼 그룹 등 소장파의 입김은 이번 인사에서 배제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그러나 이상득 의원측은 "이 의원이 지난 주부터 개인 업무차 외국에 나가있어 이번 인사와 무관하다"고 개입설을 부인했다.
염영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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