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하동군 읍내리에 사는 강기태(25)씨. 한국교원대를 수석졸업하고 학군사관후보생으로 군 생활을 시작, 지난해 8월 제대한 그는 지금 트랙터 한대만으로 전국일주를 하고 있는 열혈청년이다.
시작은 쉽지 않았다. 전국일주 여행계획서를 들고 농기계 제작업체를 돌며 설득하길 2개월. 그는 결국 트랙터 지원 약속을 얻어냈고, 지난해 9월 18일 장도에 올랐다. 110일 동안 진주, 마산, 부산, 울산, 포항, 강릉, 서울, 인천 등을 농기계로 돌았다.
이제 막 반환점을 돈 그의 여정은 3월 18일 하동으로 귀향하며 끝을 맺을 예정이다. 그가 달리게 될 여정의 총 거리는 3,500㎞. EBS 휴먼다큐프로그램 '다큐 인'이 19~20일 오후 10시40분의 그의 무모한 도전을 안방에 전한다.
장장 5개월에 걸친 장거리 여행인지라 애로점이 이만저만 아니다. 기태씨가 집에서 챙겨 온 겨울 옷은 단 한 벌. 속옷은 말할 것 없고 양말도 한번 신으면 1주일은 기본이다. 면도도 하지 않아 얼굴은 나이답지 않게 늙어보여 아저씨라는 호칭을 듣기 일쑤다.
식사는 주로 양로원이나 보육원 등에서 봉사활동을 한 대가로 해결한다. 적재함에 싣고 다니는 버너와 쌀, 라면, 그릇도 끼니 해결에 적잖은 도움을 준다. 잠자리는 친구나 후배 집 등 전국에 흩어져 있는 인맥을 최대한 활용해 해결한다.
넉살 좋고 사람 좋은 그에게 지인들은 선뜻 방을 내준다. 그렇다고 그가 염치 없는 젊은이는 아니다. 신세를 졌다 하면 밀린 집안 일이며 농사 일이건 마다 않고 나서 방값ㆍ밥값을 톡톡히 해낸다. 하지만 마냥 지인들의 신세를 질 수만은 없는 것. 때론 쓰레기장이, 때론 화장실 옆이 하룻밤 그의 안식처가 되기도 한다.
기태씨는 하동군 홍보책자 등을 트랙터에 가득 싣고 다니며 고향 홍보대사 역할도 자처하고 있다. 사서 고생 길에 나선 기태씨가 전국일주 여행을 통해 배운 점을 과연 무엇일까.
아침 지하철 훈남~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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