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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로 연극에 첫 도전하는 뮤지컬 스타 조정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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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로 연극에 첫 도전하는 뮤지컬 스타 조정석

입력
2009.01.19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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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의 또 다른 모습을 찾고자 하는 갈망이랄까…."

2004년 뮤지컬 '호두까기 인형'으로 데뷔해 '그리스'의 로저, '올슉업'의 채드 등 주로 밝고 쾌활한 역할을 소화하며 뮤지컬계 스타로 떠오른 배우 조정석(29)씨의 첫인상은 무대에서 보여준 그것과는 달랐다.

'헤드윅' 출연 때 피부가 뽀얗고 좋다는 이유로 '뽀드윅'이라고까지 불린 '꽃미남' 배우 조씨는 거뭇하게 콧수염을 기른 채로 기자를 맞았다.

2월14일부터 4월5일까지 대학로 SM아트홀에서 공연되는 '아일랜드'로 데뷔 이후 처음 연극에 도전하는 그는 "거울 속에 비친 새로운 내 모습을 발견하고 싶어 일부러 수염을 깎지 않은 채 방치해 뒀다"고 했다.

1974년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초연된 '아일랜드'는 자유를 꿈꾸는 2명의 흑인 죄수를 통해 인종차별과 인권문제를 다룬 2인극으로, 한국에서는 1977년 초연됐다.

번역이 아닌 번안극 형태로 선보이게 될 이번 공연에서 조씨는 영악하고 명석한 존을 연기한다. 또 다른 캐릭터 윈스턴은 역시 뮤지컬에서 주로 활동한 양준모씨가 맡는다.

"모험을 하고 싶었어요. 첫 연극을 조금 가볍고 쉬운 작품으로 선택할 수도 있었겠지만 연출하는 (임)철형이 형이나 함께 연기할 (양)준모와 마음이 잘 맞아 출연을 결심했죠. 물론 어렵고 무거운 주제를 다루는 데다 뮤지컬 배우가 연극을 한다고 해서 기대치가 높아 부담이 클 수도 있지만 그런 긴장감 때문에라도 더 잘해낼 거라 확신해요."

그는 오히려 연기 걱정보다 존이라는 캐릭터에 진정성을 부여하기 위해 정치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일이 더 어렵게 느껴진다고 했다. "역할의 진정성을 갖는 일은 뮤지컬을 할 때도 항상 겪어 온 어려움이지만 그 동안 뮤지컬에만 빠져 있다 보니 새로운 분야인 정치에 관심을 갖는 일이 쉽지 않네요."

클래식 기타리스트를 꿈꾸며 연이어 대학입시에 낙방하는 바람에 삼수 끝에 전공을 연기로 바꿔 서울예대 연극과에 입학한 그는 입시를 앞두고서야 급작스레 본격적인 연기를 익힌 것을 감안하면 무척 빠른 속도로 뮤지컬계에서 인지도를 높여 왔다. 4년 만에 벌써 15편의 뮤지컬에 출연했다. 바쁘게 달려 온 그는 올해를 비우는 해로 정했다.

"남들이 들으면 행복한 고민이라고 하겠지만 너무 쉬지 않고 달려온 것 같아요. 좋은 작품을 추천 받아서, 또 제가 역할에 욕심이 나서 해 온 일이지만 작업하면서 스트레스를 받는 일도 분명 있고요."

그는 '아일랜드'가 끝나면 몇 달간 자아성찰을 위한 휴식기를 가질 생각이다. "그간의 조정석은 꽉 차 있어 비우지 못했어요. 많이 비울수록 많이 채울 수 있기에 올해는 좀 천천히 가려고 해요." 이후 그는 6월말부터 올해의 기대작 중 하나인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에 출연한다. 그는 조역인 모리츠를 맡았다.

"주변에서 이미지상 모범생인 주인공 멜키어 역할로 오디션을 볼 줄 알았다는 분들이 많았어요. 하지만 저는 '조정석이 그걸 한다고? 조정석은 안 될 걸?' 이런 말이 나올 만한 그런 역할을 계속 찾고 싶어요. 열심히 얻고 배우는 나이니까 도전이나 모험은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보기만 해도 기분 좋아지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그에게 연극 '아일랜드'를 한마디로 설명해달라고 요구했다. "아직은 제가 한마디로 작품의 정의를 내릴 만큼 준비가 된 것 같지는 않아요. 하지만 분명한 건 인간의 존재가치, 지금 이 자리에서 숨쉬고 있는 것의 가치를 깨닫게 되실 겁니다." 새로운 도전을 앞둔 그의 말투는 신중하지만 단호함이 넘쳐 났다.

공연 문의 (02)764-8760

김소연 기자 jollylif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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