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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길거리 정치 하라고 있는 국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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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길거리 정치 하라고 있는 국회 아니다

입력
2009.01.16 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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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가 2월 임시국회에서 본격화할 '법안 전쟁'에 앞서 여론을 유리한 방향으로 이끌기 위한 장외 선전전에 들어갔다. 당 대표와 원내대표, 정책위 의장 등 지도부가 총출동한 본격적 여론몰이 경쟁이 대선이나 총선을 앞둔 유세전, 그것도 지독한 네거티브 유세전을 보는 듯하다.

어제 경남 창원에서 열린 정책설명회에서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는 "야당이 악선전으로 진실을 호도하고 국민을 기만해왔다"고 쟁점법안에 대한 야당의 자세를 비판하는 데 공을 들였다. 한나라당은 독자적으로 제작한 '국회 폭력 동영상'을 방영하며 국회폭력방지법 제정 필요성도 강조했다. 임태희 정책위 의장이 참석한 전북지역 정책설명회도 비슷했다. 이런 광역 정책설명회는 22일(제주)까지 계속된다.

민주당의 장외 선전공세는 더욱 본격적이다. 어제 대전에서 첫 선을 보인 'MB악법 규탄 및 철회 촉구 결의대회'는 다음달 15일 서울대회까지 이어진다. 행사장 주변에서 유인물을 나눠주는 등 길거리 홍보를 적극화하고, 전국적으로 동시다발 게릴라성 홍보전을 펼치는 한편 시민단체나 관련 이익집단과 손잡고 쟁점법안 반대 여론을 키워나갈 계획이다. 정세균 대표가 어제 대전대회에서 강조했듯, "MB악법의 날치기 저지에 성공한" 성과를 앞으로의 법안 저지 투쟁에 이어가자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이런 정치성 짙은 행사가 법안에 대한 국민의 균형 잡힌 이해에 도움이 될 턱이 없다. 임시국회를 열어 토론의 장을 마련하는가 싶더니 곧바로 길거리로 나가 패거리 모으기에 열중하는 모습이 실망스럽기만 하다. 이번 임시국회가 불체포특권을 겨냥한 방탄국회, 기껏해야 '놀고 먹는다'거나 '하라는 의정활동은 안 하고 싸움질만 한다'는 비난을 희석하기 위한 껍데기 국회일 뿐임이 분명해졌다.

소관 상임위 별로 심의ㆍ토론에 매달리고, 그 논의 내용이 국민에게 전달되도록 할 생각은 안 하고, 길거리에서 목청을 돋우다가 다시 2월 국회에서 "제대로 검토할 시간이 없었다"고 발뺌할 셈인가. 하다 못해 말싸움을 하더라도 국회에서 하라. 그러라고 만들어 놓은 국회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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