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 로켓발사장인 규슈(九州) 가고시마(鹿兒島)현 다네가시마(種子島)우주센터에서 21일 인공위성 6대를 실은 H2A 로켓이 발사된다. 이날 발사되는 위성 가운데 아주 특별한 소형위성 2대가 포함돼 있다.
부품 공장이 밀집한 히가시오사카(東大阪)시의 중소기업들이 6년에 걸쳐 만든 ‘마이도 1호’와, 도쿄도립 산업기술고등전문학교 교사와 학생들이 제작한 ‘KKS-1’이다. 비전문가가 위성을 만들어 우주에 띄우는 것도 이색적이지만 이보다 더 눈길을 끄는 것은 이들이 위성을 만든 이유다.
‘마이도 1호’는 오사카의 9개 중소기업이 모인 히가시오사카우주개발협동조합(SOHLA)이 제작했다. SOHLA가 발족하던 2002년 12월 당시 일본은 정보기술(IT) 버블 붕괴 이후 심한 불경기를 겪고 있었다.
히가시오사카의 공장들도 불황을 견디지 못해 폐업하는 일이 많았다. 젊은이들은 기계와 씨름하며 오일로 범벅이 되는 중소 공장을 갈수록 외면했다. “젊은이들이 제조업에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 제조업이 얼마나 보람 있고 중요한 일인지 보여주려는 일념으로 이들은 위성을 만들기로 했다. 그래서 젊은이들이 나고 자란 고향에 돌아와 제조업에 종사하기를 기대했다.
하지만 아무리 소형이고 기능이 간단해도 전문가가 아닌 그들의 힘만으로 위성을 만드는 것은 힘에 부쳤다. 정부 사업에 채택돼 대학과 공동 연구를 진행했고 모자라는 비용은 개발 소식이 알려진 뒤 들어온 모금으로 보충했다. 마침내 지난해 8월 범용 소형위성 PETSAT 개발을 위한 실증위성 ‘SOHLA’를 완성해 ‘마이도 1호’라고 명명했다.
‘KKS-1’은 2005년 ‘마이도 1호’ 개발 뉴스에 감명 받은 공업학교 교사가 “도전하지 않는 사람은 클 수 없다”며 학교 내 우주과학연구동호회 학생들과 만들어낸 위성이다. 기계 가공 경험이 적어 1년 넘게 지지부진했지만 도움을 청해 찾아간 인근 중소기업의 거리낌 없는 협력으로 물꼬를 텄다.
아사히(朝日)신문은 15일 이 같은 소식을 보도하면서, 불황 때 개발을 결심하고 그보다 더 큰 불황기에 위성을 쏘아 올리는 SOHLA의 이마무라 히로아키(今村博昭)씨가 “경기가 더 나빠지겠지만 많은 중소기업이 힘을 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일본 중소기업이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자랑하는 뒤에는 기술자의 집념과 노력만이 아니라 제조업에 대한 국민적인 관심과 지원이 있다는 걸 보여주기라도 하듯 ‘마이도 1호’에는 전국의 후원자 2614명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도쿄=김범수 특파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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