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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명 목숨 앗아간 '부산 노래주점 화재' 진세조선 오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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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명 목숨 앗아간 '부산 노래주점 화재' 진세조선 오열

입력
2009.01.16 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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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일 자축하던 자리가 마지막이 되다니…."

14일 밤 부산 영도구 상하이노래주점 화재로 목숨을 잃은 진세조선㈜ 임직원 8명은 사고 당시 대형 선박의 시운전 성공을 자축하는 회식을 하던 중이었던 것으로 밝혀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주요 임직원들을 한꺼번에 잃은 진세조선은 충격과 실의에 빠졌다.

진세조선은 2002년 조선기자재 생산 업체로 출발했다가 2007년 수리조선소 선진조선을 인수하며 현재의 사명으로 바꾸고 조선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 회사는 1만3,000톤급 선박을 주로 생산해오다 최근 3만2,000톤급 선박 건조에 나섰고, 참사 전날인 13일 대형 선박의 시운전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14일 회식은 이를 축하하고, 연이은 철야에 지친 직원들을 격려하기 위한 자리였다.

15일 부산 초량동 인창병원에 마련된 희생자 합동 빈소는 유족과 진세조선 임직원들의 오열로 가득했다.

사내 커플로 소문 난 잉꼬 부부였던 오승후(32)ㆍ조유정(33ㆍ여)씨는 화마에 함께 스러져 보는 이들을 더욱 안타깝게 했다. 숨진 김종훈(44)씨의 부인 이순미(42)씨는 "아직도 몸이 따뜻한데, 곧 일어설 거야. 아버님, 그이 좀 깨워주세요"라며 오열해 주위를 울음바다로 만들었다.

아들이 다친 줄로만 알고 전북 장수군에서 달려온 김씨의 아버지도 아들의 죽음이 믿어지지 않는 듯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 숨진 최병석(47) 차장의 맏형 최병균(61)씨는 "동생이 회사에서 좋은 일이 있어서 한 잔 한다고 했는데, 이게 무슨 날벼락이냐"며 말을 잇지 못했다.

강상대(43) 이사의 후배 정창덕(40)씨는 "평소 선배님은 딸(3)의 돌 잔치를 하지 못한 것이 마음에 걸린다며 5개월 된 아들 돌 잔치는 꼭 해주겠다고 말했는데, 하늘도 무심하다"고 말했다.

진세조선측은 "(직원들이) 어려운 시기에 열심히 일했으며, 선박 시운전을 축하하는 회식을 열다 사고를 당한 만큼 도의적 책임을 느낀다"고 말했다. 회사측은 부사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18일 회사장으로 장례를 치르기로 했다.

한편 화재 당시 노래주점 종업원이 적극적으로 대피 유도를 하지 않아 피해를 키운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 영도경찰서에 따르면 주점 종업원 A(25)씨는 불이 난 것을 알고 주방 종업원 허모(54ㆍ여)씨에게 "건물 밖으로 나가라"고 말한 뒤 도우미 대기실과 진세조선 직원들이 있던 방의 벽을 두드리며 "대피하라"고 소리쳤다.

방 문을 열고 대피를 유도하는 등 적극적인 노력을 하지 않은 것이다. 당시 비상벨 경보음도 울렸으나 노래를 부르고 있던 손님들은 소음 때문에 듣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

또 당초 화재 원인이 누전 등으로 추정됐으나 방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경찰은 15일 현장감식에서 최초 발화지점으로 추정되는 6번 룸의 소파 부근에 전기 설비가 없는 것을 확인, 합선이나 누전보다는 방화 또는 실화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부산=김창배 기자 kimc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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