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 IPTV 3사의 서비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기존 가입자들을 지켜야 할 입장인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IPTV가 신생미디어라 여러 면에서 기득권은 SO의 편에 있다 해도, 미디어 소비자들의 뉴미디어에 대한 인식이 강하게 작용해 가입자 잠식이 우려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IPTV의 세 불림에 대응해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끼리의 인수합병 움직임도 감지되는 등 업계는 물밑작업으로 부산하다.
IPTV에 대항하는 SO의 무기는 다름아닌 디지털케이블 상품. 2005년부터 시작된 케이블TV의 디지털 상품은 일단 고화질이면서 공급채널 수도 100개를 상회하며, IPTV가 강조하는 VOD(주문형비디오)등 쌍방향 미디어 서비스나 노래방 등 엔터테인먼트 서비스가 대부분 가능하기 때문에 SO들은 당장은 IPTV에 크게 밀리지 않을 것이라 전망한다.
하지만 특화된 콘텐츠 확보 등이 이뤄지지 않으면 시간이 갈록 IPTV에 밀리는 형국이 굳어질 것이라는 비관적인 관측이 많다.
케이블TV협회 관계자는 "IPTV의 많은 서비스가 디지털케이블TV로도 가능하기 때문에 대부분이 아날로그 가입자인 케이블TV 시청자들을 디지털로 전환하는 과정만 순탄히 진행된다면 IPTV에 주도권을 쉽게 내주진 않을 것"이라며 "그렇지만 모든 SO들이 채널 편성에 공을 들이는 등 전략 짜기에 몰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씨앤앰, 티브로드, CJ헬로비전 등 MSO들은 최근 진행 중인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와의 채널 협상 과정에서 어떻게 IPTV와 차별화된 편성을 할 것인지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씨앤앰 관계자는 "어차피 많은 PP들이 IPTV와 케이블에 같은 콘텐츠를 공급하는 상황이어서 IPTV가 아직 갖추지 않은 프로그램에 집중해서 채널 편성을 달리하거나, SO들끼리 연합해 PP와 관계없이 직접 메이저 영화상품을 공급받는 등 창구 다양화를 모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CJ헬로 관계자는 "일단 SO 입장에선 IPTV와 상대할 수 있는 디지털케이블 가입자를 늘리는 식으로 대응하겠지만 아무래도 가입자의 이동 자체를 적극적으로 막기는 힘들 것"이라며 "킬러 콘텐츠로 승부를 해야 한다는 입장은 분명하지만 아직 구체적 대안을 내놓을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티브로드측은 "구체적 대응방안이 나오지는 않고 있지만 디지털케이블방송의 채널을 늘려서 콘텐츠의 양을 확충하는 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MSO들은 소극적으로 편성만으로 대응하는 데 그치지 않고 프로그램을 직접 제작해 공급하는 'MSP'(MSO+PP)로의 전환도 추진 중이다. 일단 CJ미디어라는 PP와 연결되어 있는 CJ헬로는 다른 MSO들에 비해 '케이블 맞춤형' 콘텐츠 개발이 용이할 것으로 보인다.
티브로드는 최근 패션N을 개국한 데 이어 영화ㆍ드라마 전문 채널 등을 오픈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씨앤앰도 직접 PP업체를 인수할 움직임이 있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또한 방송법시행령 개정을 통해 SO의 몸집 불리기도 가능해진 만큼(1개의 케이블방송사가 소유할 수 있는 SO의 수가 전국 77개 권역의 5분의 1에서 3분의 1로 늘어 대형화가 용이), MSO들이 적극적인 인수합병으로 IPTV와 정면승부를 펼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 MSO 관계자는 "우리 업계 입장에서 거대한 '통신공룡'과 맞서려면 전국의 SO가 3개 정도로 재편되어야 한다고 본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케이블TV협회 김용배 과장은 "몸집을 키우면 당연히 IPTV와의 경쟁이 쉬워지고 기술 개발이 집중적으로 이뤄지는 효과가 있으며 브랜드를 전국적으로 알리는 기회도 많을 것"이라며 "다만 지금은 시장 상황이 좋지 않고 SO들의 몸값이 너무 높아서 시장의 움직임이 쉽게 눈에 드러나지는 않고 있다"고 말했다.
양홍주 기자 yan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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