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예비 중 2 아이를 둔 주부입니다. 얼마 전 신문에서 특성화고 출신으로 외국 대학에 입학한 학생의 기사를 봤습니다. 예전에 실업계고에 대해 가졌던 이미지와는 달리 최근 대학에 가거나 취업하는데 유리해 경쟁률도 많이 높아졌다고 하더군요.
평소 애니메이션에 관심이 많던 아이도 마침 애니메이션고에 가고 싶다고 합니다. 하지만 나중에 대학은 어떻게든 가야하지 않나 생각해보면 자꾸 망설여집니다. 특성화고에 보내기 위한 판단 기준 같은 것은 없을까요?
A: 오랫동안 모집정원을 채우기도 어려웠던 실업계고교들이 특성화고로 전환한 뒤 요 몇 년 새 높은 입학경쟁률을 나타내면서 매력적인 '진학 대안'으로서 주목받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이는 사회적 변화와 젊은 신세대들이 요구하는 트렌드에 맞게 다채로운 학과와 교육과정 등으로 끊임없는 발전을 꾀한 결과로 풀이됩니다. 또한 특성화고가 해외 대학의 특정 학과 진학에 유리하다는 점이 부각되면서 유학의 패스트트랙(Fast Trackㆍ급행)으로 인식되고 있는 게 배경입니다.
2009학년도 모집의 경우 영상 전문가를 키우는 애니메이션고는 6대 1, 국내 최초로 설립된 조리분야 과학고는 4대 1 등 특성화고의 내년 경쟁률은 평균 2대 1이 넘어섰습니다.
올해 특별전형도 마찬가지로 인기몰이를 했습니다. 해성국제컨벤션고 특별전형 지원자는 지난해 10여명에서 70명으로 ▦서울관광고 48명에서 82명 ▦로봇고 20명에서 57명 ▦이대병설미디어고 125명에서 220명으로 각각 크게 늘었습니다.
이처럼 특성화고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배경에는 졸업생들이 거둔 결실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교육당국이 지난해 벌인 졸업생 진로조사 결과, 특성화고 등 전문계고 졸업생들은 대기업 300여명 등 취업희망자의 95%가 취업했고, 전체의 61.6%가 대학에 진학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습니다. 한마디로 취업과 진학의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는 곳이라는 구체적 결과가 나온 셈입니다.
하지만 성공 사례만 갖고 내 자녀에게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는 만큼 자녀의 진학 대안으로 특성화고를 고려하고 있다면, 반드시 따져봐야 할 요소들이 있습니다.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것은 국내 대학 진학, 해외 대학 진학, 취업 중 어떤 길로 갈 것인지 결정하고, 필요한 목표를 점검하는 것입니다.
특성화고 출신의 해외 대학 진학자들을 보면, 대부분 일찌감치 진로를 결정한 후 전공 분야를 깊이 있게 파고든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평소 흥미있는 분야가 아니거나 적성이나 능력에 부합하지 않는 상태에서 진학에 수월하다는 이유로 특성화고에 가는 것은 위험합니다. 진로에 대한 확신이 없는 상태에서 특성화고에 갈 경우 한 분야에 대해 심화학습을 받아야 하는 상황을 감당하지 못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컨대 또래들 중 컴퓨터를 다루는데 탁월한 능력을 보일 경우 IT분야 특성화고를, 애니메이션을 작가별, 시대별로 줄줄 외우고, 작화에 열의를 보여온 경우 애니메이션고에 보내는 것을 고려해 보는 것은 필요합니다. 그러나 막연한 관심만을 보인다고 해당 특성화고에 진학시킨다면 좀 더 신중해질 필요가 있습니다.
아울러 대학 입학 시 실업고 특전을 노린다는 생각에 특성화고를 택하면 부작용도 만만치 않습니다. 특성화고의 특성상 교과과정이 수능대비 중심이 아닌데다 대학 입학시 다른 계열을 지원할 경우 필요한 이수과목을 채우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일찌감치 특성화고로 진로를 결정하면 여러 가지 장점도 많지만, 대학과 직업 선택의 폭은 그만큼 제한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조진표ㆍ와이즈멘토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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