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외국어대가 개발한 외국어능력시험인 플렉스(FLEX.Foreign Language Examination)가 7일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프랑스어 독일어 스페인어에 대한 국가공인자격을 획득했다. 이에 따라 플렉스는 전문적인 외국어능력시험으로 자리 매김 하게 되는 계기를 마련하게 됐다.
플렉스는 한국외대가 1997년부터 본격적인 연구에 착수해 2년 뒤인 99년 개발에 성공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영어를 비롯한 7개 언어에 대한 사용능력을 측정할 수 있는 시험으로 인정 받고 있다.
특히 2005년부터는 대한상공회의소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공동으로 시험을 시행하고 있다. 전문성과 공신력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함께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 플렉스의 특징
플렉스는 '한국형 실용어학시험'이라는 점이 가장 두드러진 특징이다. 우리나라에 현존하는 외국어능력시험은 대부분 외국에서 자체 개발돼 국내로 유입됐다.
그러나 이런 시험들은 한국의 독특한 문화와 학습자들에게서 나타나는 특징들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다는 단점을 지니고 있었다. 하지만 플렉스는 고유한 한국적 상황에 맞게 응용 설계됐다. 한마디로 차별화한 시험이라는 뜻이다.
실제 의사소통능력을 측정하는데 유용한 시험이라는 점도 눈여겨 볼만 하다. 기존의 외국어능력시험들이 최근 들어 말하기와 쓰기 영역을 도입하고 있는 반면 플렉스는 개발초기부터 담화구성능력, 사회언어학적 지식과 발화상황에 적합한 언어사용능력을 전반적으로 측정하기 위한 시도를 하고 있다.
말하기와 쓰기를 듣기 읽기와 함께 측정함으로써 시험의 타당도와 변별력을 높이고 있다.
문법지식과 화용적 지식을 측정하고 기초적 언어능력을 응용하는 능력도 함께 측정할 수 있다. 즉 일상생활에 필요한 의사소통능력은 물론 학술분야와 실무 및 영업분야에서의 언어사용과 이해능력을 측정하도록 만들어졌기 때문에 관련 분야에서 주로 쓰이는 표현과 상황 이해력을 비롯해 실제와 비슷한 환경에서 응시자의 대처능력을 정확히 측정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플렉스는 현재 안정적인 시험기반을 마련하고 발전적 시험방식의 전환을 위한 준비가 한창 진행 중이다. 한국외대측은 국내 최대의 국가기술자격 검정시행기관으로 전국 32개 지역별 상설시험장을 통해 120만명의 수험인원을 수용하고 있는 대한상공회의소와 제휴를 맺었다.
상설시험장을 활용한 상설 시험체제가 구축됐다고 볼 수 있다. 또 현행 지필고사 방식에서 보다 발전적인 인터넷 네트워크방식으로 시험 방식 전환을 위해 프로그램 개발과 기반시설 확충을 서두르고 있다.
■ 플렉스의 활용과 전망
플렉스는 현재 행정안전부와 경찰청, 한국무역협회 등 다수의 정부 부처와 공기업 등에서 채용, 인사, 파견 등의 평가자료로 활용되고 있다.행정고시와 외무고시, 변리사시험 등에서도 활용하고 있다. 또 삼성 대한항공 등 국내 대기업과 언론사 등에서도 채용과 해외파견 자료 등으로 사용되고 있고, 특수목적고 일부 대학들도 입시에서 평가자료로 쓰고 있는 상황이다.
플렉스는 국가공인자격 획득에 따라 토종시험 브랜드로 가치를 인정 받게 됐다. 수험생 흡수가 가속화 할 전망이다. 한국외대측은 플렉스의 7개 언어 중에서 미공인된 영어와 러시아어에 대해서도 국가공인을 추진할 계획이다.
플렉스의 세계화를 위한 방안도 함께 마련 중이다. 중국어의 경우 이미 지난해부터 중국 칭타오 지역에 고사장을 신설, 현지 교민들과 유학생 등이 편리하게 시험을 신청하고 응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를 시작으로 중국의 주요 지역은 물론 다른 해외 지역으로 고사장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박철 한국외대 총장은 "앞으로 플렉스는 언어의 실제 사용능력에 대한 정확하고 객관적인 평가를 바탕으로 외국어 우수인재를 육성하고 발굴하는데 표준화된 도구로서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더욱 선진화한 시험운영으로 플렉스가 세계적으로 인정 받는 시험으로 거듭나도록 투자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성환 기자 bluebir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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