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다. 15일 포스코를 시작으로 2008년 4분기 실적 시즌이 문을 연다. 하지만 전 세계 실물 경기 위기가 만들어 낸 극심한 소비 위축과 생산 감소 탓에 실적에 대한 전망들은 어둡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08년 4분기 국내 주요 기업의 순이익은 2002년 4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내다봤다. 주요 130개 종목을 기준으로 4분기 영업 이익 증가율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마이너스(–)28%, 순이익 증가율은 –55%로 전망했다. 특히 지난해 4분기 기업 이익 전망치가 분기초(08년 10월)에 비해 분기 말(12월)에 60%이상 낮아 졌다. 처음 13조원으로 예상했던 순이익도 4조원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시간이 흐를수록 더 나빠지고 있다는 뜻이다.
전문가들은 한동안 4분기 실적이 시장의 흐름을 주도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태홍 프랭클린템플턴투신운용 주식운용팀장 "실물 경제 침체 및 금융 변수가 시장의 변동성을 키운 것이 지난해 4분기부터 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실적 발표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라며 "소비가 얼마나 줄고, 기업의 이익이 얼마나 감소 했는지 또 은행의 건전성의 나빠진 정도를 가늠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최지은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세계 각국이 여러 정책을 쏟아내고 외국인들이 돌아오면서 연말, 연초 상승세를 이어갔지만 주요 기업들이 실적을 발표하면 불안한 기초체력(펀더멘탈)을 가진 기업들의 앞날에 대한 우려가 커질 것"이라며 "시장은 변동성이 커지고 외국인의 매수세도 잦아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이번 실적 시즌이 옥석을 가리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면서 경기 침체 속에서도 양호한 실적을 내는 경기방어주를 주목하라고 입을 모은다.
그 중에서도 통신업종과 자동차, 조선을 포함한 운수장비 업종이 대표 선수이다. 증권정보업체 와이즈에프앤에 따르면 통신업의 4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9조9,332억원, 1조51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2%, 40.1%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LG파워콤이 103.2%라는 놀라운 영업 이익 증가율을 올릴 것으로 보이고, LG텔레콤(90.5%), SK텔레콤(58%), KTF(47.4%) 등도 많이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운수장비 역시 52조3,459억원(매출액), 2조4,071억원(영업이익)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5%, 23.7%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진중공업은 252.5%의 상승률을 기아자동차(139.5%), 동양기전(104.4%), 현대모비스(55%) 등도 상승률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 대표적 경기 방어 업종 음식료, 의약품도 영업 이익이 각각 9.8%, 0.8%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또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조사한 지난해 8월과 올 1월에 각각 업종별 주당순이익(EPS) 증감률을 보면, 통신, 자동차, 음식료, 조선, 철강금속, 제약, 보험, 유통 등이 여전히 플러스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권양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기관을 중심으로 실적이 나빠지거나 나빠질 것으로 보이는 기업, 위험도가 큰 기업들을 피해가자는 움직임이 있다"며 "이런 기업들은 실적이 이미 주가에 반영됐다고 할 수도 있지만 더 떨어지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경기방어주의 경우 철강, 건설 등 경기민감주와 달리 기업 구조 조정 여파에도 자유롭고 실적예상치와 실제 실적간 차이도 크지 않아 불확실성도 작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박상준 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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