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벽두부터 인터넷은 지금 '미네르바' 열풍이 한창 불고 있다. 그의 체포와 영장 발부 소식이 전해지면서 미네르바에 대한 관심과 담론은 오프라인 세상까지 들끓게 하고 있다.
'인터넷 경제 대통령'이라는 닉네임이 붙어 다닐 만큼, 인터넷에 올린 그의 글은 한국 경제와 누리꾼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쳐왔다. 신문과 방송은 연일 그에 대한 이야기를 주요 뉴스로 경쟁적으로 보도하고 있다. 사법기관에도 과연 앞으로 그를 어떻게 다룰 것인가에 대한 각계각층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아직 진위 여부가 명확히 밝혀진 것은 아니지만, 현재까지 미네르바는 예상과 달리 30대 초반에 전문대를 졸업한 무직자로 경제 공부를 독학으로 한 무명의 인물로 밝혀졌다. 방 한 구석에서 컴퓨터(PC)를 통해 올린 글들이 한국 경제와 사람들을 움직였을 정도니까, 네트워크의 힘은 상상을 뛰어넘을 정도로 엄청날 정도다. 이웃 사람들이 평소 인사성 밝은 평범한 청년이라고 말한 그가 글을 올린 동기조차 어려운 이들을 돕기 위해서라고 주장하고 있다.
지금까지 나온 언론 보도들을 살펴보면, 아이러니하게 미네르바와 이명박 대통령은 서로 꽤 닮은꼴이다. 두 사람 모두. 경제를 살리기 위해,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이들을 위해 많은 메시지와 전망을 밝혔고 일부는 맞는 이야기도 있고 일부는 엉뚱하게 틀린 것도 있었다. 그리고 두 사람의 사회적인 파급력도 무척 크다. 국민 선거를 거쳐 선출돼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대통령의 말이나 이름 없는 한 청년이 PC와 인터넷, 포털 다음의 아고라를 통해 조용히 올린 글들이 한국 경제를 쥐락펴락하고 있다.
과연 누가 더 나라를 사랑하고 누가 더 미래를 바꾸는데 기여하고 서민을 실제적으로 도울 것인가는 아마 시간이 흐르면 자연스럽게 밝혀질 것이다. 최근 외신들도 미네르바 사건을 잇따라 다루고 있다. 로이터는 '미네르바' 체포 사실을 국제면이 아닌 '재미있는 뉴스' 코너인 'Oddly Enough' 섹션에 실었다.
그 만큼 희한하다는(Oddly) 의미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도 '미네르바 체포는 한국정부가 부정적 의견을 내놓는 인터넷 여론과 언론을 척결하려는 과정에서 빚어진 사태'라고 최근 보도했다. 지난 11월 한 언론사가 실시한 인터넷 투표에서는 70%가 '정부보다 미네르바를 믿는다'고 응답했다는 보도도 있었다. 지금 당장은 이번 일로 인터넷이 위축될지 모르겠지만 디지털 논객의 영향력이 대통령조차 부럽지 않은 세상이 됐다는 현실은 그 아무도 부정할 수 없는 셈이다.
김종래 IT칼럼니스트 jongrae@gmail.com
아침 지하철 훈남~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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