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저수준까지 낮아진 금리는 얼마나 더 내려갈 수 있을까. 우리도 선진국처럼 제로금리가 가능할까.
회사채 금리 등은 아직 반응이 더디지만 시중은행 예금ㆍ대출 금리는 모든 시중금리의 기본이 되는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의 영향으로 최근 크게 낮아졌다. 금리를 낮춰 경기를 부양하려는 당국의 의지로 볼 때, 앞으로 상당기간 저금리 기조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관심은 이미 사상 최저(2.5%)인 기준금리가 얼마나 더 내려갈 수 있느냐는 것.
의견은 전문가들 사이에서조차 엇갈린다. 최근 외국계 기관들은 "1~1.5%까지 내릴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고 국내 전문가들도 한은의 기준금리 수준에 맞춰 대략적인 하한선을 '2.5%→2.0%→1%대 중반' 식으로 따라 내리고 있는 형국이다.
기준금리를 정하는 한은이 주목하는 하한선의 기준은 '유동성 함정'이다. 금리를 더 내리더라도 '금리가 너무 낮아져 금리를 조정해도 시중금리나 소비 등이 반응을 보이지 않는 상태'까지는 가지 않아야 한다는 것. 이성태 총재는 지난달 기준금리를 3%로 내리며 "아직 유동성함정 수준은 아니다"고 말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1~2%대로 다양한 의견을 내고 있지만 정답은 '누구도 모른다'에 가까워 보인다. 한국은행 신운 통화재정팀장은 "유동성함정은 경제주체들이 생각하는 금리의 바닥 수준으로 아직 경험해보지 못했기 때문에 예단하기도 어렵다"며 "다만 일반의 기대인플레 수준이 우리는 3% 안팎, 선진국은 1~2% 수준으로 차이가 있어 선진국보다는 우리의 유동성함정 수준이 다소 높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민간 전문가들은 지금보다 금리를 더 내릴 수도, 최악의 경우 우리도 제로금리로 갈 수 있다고 본다. 저금리가 불러 올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이나 환율상승 등 부작용도 최근에는 금리수준 자체보다 경제의 전반적 체질에 더 영향받는다는 점도 추가 인하 여력을 넓히고 있다.
다만, 대폭 인하의 가능성은 낮다는 게 중론이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금융연구실장은 "경기가 극도로 악화되면 제로금리도 불가능한 건 아니다"며 "평소 선진국과 비교한 물가나 금리수준을 볼 때, 한국의 제로금리 충격은 성장률 제로의 충격보다는 덜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현재 한국은 선진국만큼 초 저금리가 절박하지 않다"며 "여러 여건을 감안할 때 금리 하한선은 2% 정도"라고 진단했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거시경제실장은 "1%대 금리도 배제할 수는 없으나 제로금리 여부는 그때 가서 생각해 볼 문제"라고 말했다.
김용식 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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