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백린탄을 사용해 주민 10명이 화상을 입는 등 민간인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고 AP통신이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의 성명을 인용해 11일 보도했다. 제네바 조약은 백린탄의 불타는 파편이 사람의 피부에 닿으면 2, 3도의 화상을 일으키는 부작용이 있다며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HRW는 이스라엘군이 9, 10일 가자지구 가자시티와 자발리야 난민촌 일대에서 다수의 백린탄을 사용하는 장면을 전문 연구진이 목격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이 이틀 동안 이들 지역에서 자국군 부대의 전진을 은폐하기 위한 연막용으로 포병부대를 통해 백린탄을 공중으로 발사했다는 것이다.
이 단체는 "파편이 피부를 태우고 시설물에 불을 내기 때문에 백린탄은 공포의 무기"라며 "인구밀도가 높은 가자지구에서는 그러한 위험이 더욱 크다"고 지적했다.
앞서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5일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를 공격할 때 두터운 하얀색 연기를 뿜는 백린탄을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한 바 있다.
그러나 이스라엘 군은 자세한 언급을 피하며 "이스라엘 방위군은 오직 국제법상 용인된 무기만을 사용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이스라엘은 2006년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와의 전쟁에서 백린탄을 사용했다고 시인한 적이 있다.
박관규 기자 qoo7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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