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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 한파, 사법연수생도 예외 아니다

입력
2009.01.13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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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침체로 인한 극심한 취업난이 법조 인력 시장에도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법무법인과 일반 기업에서 신규 변호사 채용을 크게 줄이면서 올해 사법연수원 수료자의 취업률이 50%대로 뚝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사법연수원에 따르면 13일 수료식을 갖는 38기 연수생 975명 중 이날까지 일자리를 찾지 못한 사람이 347명에 이른다. 군법무관으로 입대하는 188명을 제외한 실제 취업대상자 787명을 기준으로 할 때 취업률은 56%로, 2007년 72%, 지난해 64%에 비해 큰 폭으로 하락했다.

사법연수원생 취업률 급락의 가장 큰 원인은 예년에 비해 법무법인들의 채용 규모가 눈에 띄게 줄어든 데서 찾을 수 있다. 지난해 사법연수원 수료 시점(1월 11일)까지 법무법인에 취업한 연수생은 199명이었으나, 올해 법무법인 취업자는 이날까지 153명에 그쳤다.

그나마 채용 규모가 이 정도라도 유지된 것은 대형 법무법인들이 성적 우수자들을 경쟁적으로 '입도선매'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변호사 업계도 양극화 현상이 심화해 중ㆍ소형 법무법인들의 신규 채용 역량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한 소형 로펌 관계자는 "소규모 법무법인에서 사법연수원을 막 마치고 온 인력을 뽑아 새로 교육할 만한 여력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한때 사내 변호사 수를 경쟁적으로 늘려 법무팀의 덩치를 불리던 대기업들도 신입 변호사 채용을 줄이고 있다. 일반기업에 취업한 연수생 수는 지난해 33명에서 올해 12명으로 격감했다.

최근 대한항공 법무팀의 입사경쟁률은 100대 1을 웃돌기도 했다. 사법연수원 관계자는 "취업박람회를 개최하고 진로정보센터를 통해 취업을 알선하는 등 특별히 신경을 썼는데도 경기침체 탓에 취업률이 이례적으로 낮았다"고 밝혔다.

한편 올해 사법연수원 수료생 중 여성 비율은 역대 최다인 36.8%(359명)로, 법조계의 '여풍'(女風)이 더 거세졌다.

특히 판ㆍ검사 지원자들의 여초(女超) 현상이 한층 심해져, 판사 지원자 92명 중 66명, 검사 지원자 108명 중 69명이 여성이었다. 또 정현희(26ㆍ여)씨가 연수원 사상 처음으로 평균 평점 4.3점 만점을 받아 13일 수료식에서 대법원장상을 받는다.

38기 수료식은 13일 오후 2시 경기 고양시 사법연수원 대강당에서 이용훈 대법원장, 김용담 법원행정처장, 김경한 법무부장관, 임채진 검찰총장, 이진강 대한변호사협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다.

이영창 기자 anti09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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