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법안전쟁에서의 기세로 활력을 찾아가던 민주당이 12일 고개를 숙였다. 임시국회 회기중임에도 당 소속 일부 의원들이 해외 골프여행을 다녀온 게 확인됐기 때문이다.
원혜영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태국 골프외유 논란과 관련, "물의를 빚은 점에 대해 국민들께 죄송하다"며 사과했다. 그는 "금요일 저녁에 가서 주초에 돌아오는 짧은 여행이었고 상임위 일정을 충분히 감안해 지장이 없도록 계획된 일정이었다"며 이해를 구한 뒤 "하지만 국회 파행 등 여러가지로 국민의 걱정이 큰 상태였던 만큼 앞으로 의원들의 모든 활동이 보다 책임있고 신중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좀 더 살피고 자숙하겠다"고 말했다.
당사자들도 마찬가지였다. 박기춘 의원은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국민들께 죄송하다"고 했고, 전병헌 의원도 "주말이라 시비가 안될 줄 알았다"며 곤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민주당 내에선 예기치 못했던 해외골프 파장이 2월 임시국회에서의 법안전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상당하다. 비난여론이 확산될 경우 MB악법 저지투쟁의 동력 상실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점에서다. 정세균 대표도 관련 사실을 보고받고 격노했다고 한다.
물론 민주당으로서도 할 말은 있는 듯하다. 언론 보도내용 일부가 과장됐다는 얘기도 나오고, 태국 현지에서 국정원이 이를 공개하는데 개입했다는 첩보가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당장은 조기 진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한 고위당직자는 "국민의 마음을 얻는 게 얼마나 어려운 지 지난 4년간 뼈저리게 느껴왔다"며 "지금은 상처받고 실망한 국민에게 진심으로 고개를 숙일 때"라고 말했다.
양정대 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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